코로나19 속 '고군분투' 건설업계, 올해도 쇄신보다 안정 택할까

시간 입력 2020-11-17 07:00:05 시간 수정 2020-11-18 08: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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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위축 장기화, 미래먹거리 확보 등 성과 따라 인사 분위기 좌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사진=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사진=각 사>

주택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여파로 건설사들의 실적 하락이 가시화되면서 올해 CEO 인사는 무리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일부 건설사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2021년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건설사 CEO는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 등이다.

최근 몇 년간 해외수주 물량이 줄어들고 우리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건설사들은 재무에 능통한 전문경영인을 내세우며 안정을 택해왔다. 이에 건설업체 대표이사 재임기간은 과거와 비교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 내 건설 및 건자재 업체(31개사)의 현직 대표이사 평균 재임기간은 5.5년이다. 2010년 이전 퇴임한 대표이사들의 재임기간이 평균 3.8년인 것을 감안하면 1.7년 증가했다.

올해는 건설업계 전반이 코로나19라는 큰 변수를 맞으면서 미래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두드러진 성과를 낸 업체의 경우 연말 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반면, 실적 부진으로 몸살을 앓은 일부 건설사는 침체된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어떻게 버텼지만 내년에는 수주 물량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저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일감을 확보하고 미래를 대비한 건설사들은 안정에 방점을 두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과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정비사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 초 포스코건설 사령탑에 오른 한성희 사장은 '신반포21차' 재건축 수주에 이어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힌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 수주를 이끌었다.

현재까지 총 2조4082억 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실적 개선으로 2016년(3위) 이후 4년 만에 시공능력평가 '빅5' 지위를 회복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신용등급도 상향 조정됐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2017년 롯데건설 수장으로 오른 이후 최고 수준의 정비사업 수주고를 채우는 등 주택사업 역량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상반기 9000여억 원 규모의 서울 은평 '갈현1구역' 재개발 수주에 성공하는 등 전국 8개 사업장 시공권을 확보하며 2조6106억 원의 수주실적을 쌓았다. 롯데건설 역대 최대 실적인 2조5743억 원(2015년)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그룹 상황이 변하면서 큰 폭의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은 '신반포21차', '반포3주구' 등 재건축 대어를 낚으며 5년 만에 재개한 정비사업 시장에서 '래미안 파워'를 재확인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빌딩 및 플랜트 공정 호조, 중단됐던 해외 프로젝트 재개 등으로 올 3분기 매출액(3조1070억 원)이 지난해 동기 대비 9.2% 늘며 외형 성장도 이뤘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과 이건희 회장 별세 등 그룹 이슈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2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를 꿰찼을 뿐 아니라 올해 4조 원을 넘어서는 수주고를 올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사업 위축으로 수익성이 떨어졌고 신사업 추진 등 미래먹거리 확보에 대한 성과는 미진한 편이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정의선 회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박동욱 사장이 그룹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재무관리실장, 재경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정 회장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은 내년 3월,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내년 6월 각각 임기가 만료된다. 권순호 사장은 지난해부터 공들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 반환 소송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았지만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서울 공릉 역세권 개발사업 등 대규모 사업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대우건설은 실적 부진으로 기업가치 제고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김형 사장의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 3분기 매출액(1조8963억 원)과 영업이익(1029억 원)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8.9%, 13.5% 줄었으며 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올해 시평 순위도 5위권 밖으로 밀려난 6위에 자리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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