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젊은 피 수혈로 위기 돌파 성장동력 찾는다

시간 입력 2020-11-30 07:00:06 시간 수정 2020-11-30 08: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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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롯데 등 2021년 인사서 세대교체, 젊은 인재 대거 기용…삼성‧SK 인사 '주목'

'젊은 피를 수혈하라.'

기업들이 세계 경제의 위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주력사업의 한계 봉착이라는 '3중고'를 세대교체와 젊은 피 수혈이라는 처방으로 정면 돌파를 꾀하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LG‧롯데 등 국내 주요 그룹사는 최근 실시한 2021년도 인사에서 세대교체와 젊은 인재 기용, 여성 임원 중용 등 파격적인 인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젊은 피‧외부인사‧여성임원 수혈로 활력 불어넣어

26일과 27일 양일간 2021년 임원인사를 단행한 LG그룹은 45세 이하 젊은 인재를 신규 임원으로 대거 등용했다. 이들은 지난해 21명보다 많은 24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다. 1980년대생 임원도 3명이나 됐다.

구광모 LG 회장은 40대 젊은 총수답게 젊은 임원을 중용하고 있다. 실무에 능숙하고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기업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는 이러한 구 회장의 경영행보를 '실용주의'로 평가했다.

실제로 구 회장은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 등에서 "미래 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 육성할 것"을 여러 차례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지난 26일 발표한 임원인사에서 13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지난해 임원인사에서도 22명의 대표이사가 바뀐 것을 감안하면 2년간 35명의 대표이사를 물갈이했다.

올해 선임된 신임 대표이사 중 절반에 가까운 6명이 50대다. 시장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낼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한화그룹 역시 지난 9월 2021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CEO 평균 연령을 58.1세에서 55.7세로 2세 이상 낮췄다. 그룹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성 CEO가 탄생하기도 했다. 11월 초 인사를 단행한 현대백화점그룹도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젊은 인재를 중용했다.

외부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섰다. LG그룹은 연말 임원인사 외에도 올해 23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등 나이와 성별, 경력과 관계 없이 성장 잠재력과 분야별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중용했다. 올해 영입한 외부인사는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업체인 티맥스소프트 출신인 윤형봉 LG CNS 최고전략책임자(SCO) 부사장과 롯데BP화학 대표를 지낸 허성우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사업추진담당 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11월 중순 인사를 발표한 GS그룹의 인사 키워드는 외부인재 영입이라 할 수 있다. 총 30명의 임원인사 중 부사장 2명, 전무 1명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GS에너지 에너지자원사업본부장인 김성원 부사장은 두산중공업 출신이고, GS건설 신사업지원그룹장인 신상철 부사장은 자산운용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GS홈쇼핑 경영전략본부장 박솔잎 전무는 베인앤드컴퍼니와 삼성물산, 이베이코리아 등에서 이커머스와 신사업을 담당했다.

◇삼성 이재용 회장 승진‧SK 수펙스추구협의회 변화 '주목'

이처럼 대기업 인사가 파격적인 흐름을 이어가자 내달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그룹과 SK그룹 인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통상 12월 초 정기인사를 발표하지만 올해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으로 인해 인사 시점과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인사의 관심포인트는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이다. 故 이건희 회장이 올해 별세함에 따라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 부회장의 회장으로 승진할 경우 후속 인사 폭도 관심사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인사 시점과 방향을 알 수 없다"며 "통상 12월 초에 진행되지만 과거 해를 넘겨 1월에 단행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내달 3일 그룹 인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철학이 인사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의 변화 조짐도 보인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임기가 올해로 끝난다. 또 ESG 경영에 발맞춰 산하 위원회 조직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있다면 인사와 함께 발표될 것"이라며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회에 변화가 있다면 위원장의 교체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성희 기자 / lsh84@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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