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정리 및 영도조선소 개발 우려 등 부산지역 내 반대여론 여전
동부건설(대표 허상희)이 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부산지역 내 조선업을 둘러싼 반발여론이 거세다. 동부건설은 한진중공업 건설부문과 시너지를 발휘해 대형건설사 도약 기반을 다지겠다는 목표지만 본계약 체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24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부산지역 반대여론에 부딪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포함된 기업들이 조선업과 관련이 적어 지역경제 근간이 되는 조선업 활성화보다 건설업에 주력해 부동산 개발 이익을 취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동부건설은 최대주주이자 부동산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한토신), NH PE-오퍼스PE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했다. 현재 KDB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 협상을 준비 중이다.
입찰 전부터 한토신은 한진중공업이 소유한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 가능성을 보고 인수를 타진해왔다. 동부건설 역시 부산 경남 지역 일대에 주택브랜드 '해모로'를 공급하며 인지도를 쌓아온 한진중공업 건설부문과의 시너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입찰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부산지역 내부에서는 예비입찰과 본입찰 과정을 거치는 동안 한진중공업의 조선업 유지에 대한 고민은 빠져있다고 지적한다. 산은은 최소 3년간 조선업 영위 의무기간을 조건으로 달았지만 매각된 이후 영도조선소에서 조선업을 계속 운영하거나 조선업을 정리하는 등 결정은 온전히 원매자의 몫이다.
부산 소재 시민단체들은 '한진중공업 투기자본 매각 저지를 위한 부산시민대책위'를 꾸려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북항 재개발 3단계 계획과 연동해 영도조선소를 없애고 상업지로 부지 변경, 개발할 경우 1조원 이상의 개발 이익이 발생한다고 들었다"며 "조선업 경험이 없는 동부건설에 한진중공업이 매각되면 얼마 안 돼 영도조선소는 폐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최소한 조선소 유지와 발전, 고용 보장 등에 대한 비전을 확인하고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조선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방산용 함정 건조를 시작한 업체다. 해군 고속상륙정 단독 방산업체로 지정돼 있는데 국내에서 이처럼 함정 건조가 가능한 조선사는 한진중공업을 포함한 4개사에 불과하다.
대책위에 따르면 영도조선소는 부산 조선기자재업체와 협력관계를 맺은 지역 내 대표기업으로 분류된다. 조선소 폐쇄 시 2000여개 일자리 및 100여개 협력업체가 도산할 수 있다.
부산시도 이같은 지역사회 여론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산 내 한진중공업이 지니는 상징성 및 경제적 파급력, 내년 4월로 다가온 부산시장 보궐선거 등이 맞물려 최종 인수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부건설이 지방 광역시 진출을 통해 전국구 도약을 노리고 있어 조선업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선업 영위를 강조하는 지역 여론을 외면했다가 향후 경남지역 개발사업 추진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 등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해 동부건설 관계자는 "동부건설이 직접 조선업을 하는 게 아니"라며 "한국토지신탁을 중심으로 동부건설과 한진중공업이 상호보완할 수 있는 사업 등을 모색하는 협력사 개념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진중공업 주식매매 계약상 인력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는 데다 기술력을 살려 장기적으로는 제대로 된 회사를 만들자는 게 목표"라며 "고용을 보장하지 않는다거나 영도조선소 부지를 매각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인수합병(M&A) 매각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63.44%(5282만9905주)와 필리핀 현지 금융기관이 들고 있는 지분 20.01%(166만4044주)다. 본입찰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SM상선 컨소시엄은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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