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르메르디앙·용산 크라운호텔 등…주거시설 개발 가능성 염두
현대건설(대표 윤영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문을 닫는 서울 주요 호텔부지 매입에 나서고 있다. 정부 규제로 도심 내 공급 택지가 부족해진 가운데 현대건설은 이를 활용해 향후 주거시설 개발 등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2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은 부동산개발회사인 웰스어드바이저스와 함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원 5성급 호텔 '르메르디앙 서울'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매입가격은 약 7000억원으로 현대건설이 30%, 웰스어드바이저스 및 기타 법인이 70% 지분을 나눠 갖는다.
1995년 '리츠칼튼 서울'로 문을 연 이 호텔은 리모델링을 거쳐 2017년 지금이 모습으로 바뀌었다. 지하 7층, 지상 17층에 대지면적 1만362㎡, 연면적 60만5661㎡ 규모다.
부지 개발 시 웰스어드바이저스가 개발을 담당하고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는다. 웰스어드바이저스는 르메르디앙 서울을 허물고 주상복합 및 복합상업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은 오는 2월 28일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현대건설은 현재 용산구 이태원에 자리한 '크라운호텔' 인수 절차도 밟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운용, 디벨로퍼 업체인 알비디케이(RBDK)와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 작년 연말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입가격은 2000억원 중반대로 오는 3월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최근 폐업 수순을 밟는 서울 유명 호텔 매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로 도심 내 주택공급을 위한 신규택지 확보가 어려워져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직면한 호텔 부지를 선제적으로 매입해 향후 자체 개발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대부분 호텔이 서울 주요 업무 및 상업지역인 강남, 용산, 종로 일대 자리한 만큼 이들 부지를 주거시설로 개발할 경우 고급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르메르디앙 서울은 강남 중심지에 있으며 도보거리에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을 둔 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크라운호텔은 지난해 현대건설이 수주한 한남3구역이 위치한 한남뉴타운과 가까운 곳에 자리해 있다. 호텔이 위치한 이태원 일대는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 용산공원 확장사업, GTX-A·B 개통 및 신분당선 연장사업 등 개발 호재가 산적해 미래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 호텔이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교통 인프라가 풍부하거나 생활 편의시설을 갖춘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다 보니 개발사업 여력이 있다"며 "호텔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시행사나 건설사는 서울 요지에 토지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윈윈(Win-win)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호텔업계가 단기간에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 힘든 만큼 호텔사업을 정리하거나 부동산을 매각하는 호텔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 매물로 거론되는 호텔은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 머큐어앰배서더호텔, 명동 티마크호텔, 용산 서울드래곤시티 등이다.
현대건설의 보유 현금이 넉넉한 만큼 미래가치를 따져 추가 매입에 나설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조5356억원이며 이 중 순현금 규모는 3조833억원 수준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업성이 있다면 입찰에 참여하겠지만 호텔만 노리고 부동산 개발 및 투자에 나서겠다는 건 아니"라며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면 용도변경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이 잡힌 건 없다"고 말을 아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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