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시작부터 난항…중견건설사, 전국구 목표도 '삐걱'

시간 입력 2021-02-02 07:00:08 시간 수정 2021-02-02 07: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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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2' 사업 철회 가능성…일반 재개발 추진시 중견사 수주경쟁력 밀려


서울 도심에 4만가구 규모의 주택공급을 위해 마련된 정부의 공공재개발 사업이 첫발을 떼기 전부터 암초를 만났다.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흑석2구역이 최근 사업 철회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올해 서울 시내 공공재개발 사업 수주로 전국구 도약 기반을 다지려던 중견건설사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2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공공재개발 후보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서울 동작구 일원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추진위원회는 최근 사업 철회를 검토하고 있다. 시범사업 후보지 선정 당시 제시했던 각종 인센티브가 선정 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흑석2구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에서 법적상한 용적률 120% 완화, 최고 50층의 층수상향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도 받지 않는다.

이에 주민들은 최고 50층에 준주거지역 상한 용적률 500%의 120%인 600%를 기대했다. 일반분양가는 주변 단지 시세를 감안해 3.3㎡당 최소 4000만원 이상을 예상했다.

하지만 SH가 용적률 최고 450%에 층수 상한은 40층, 분양가는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의 60% 정도로 책정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흑석2구역과 가까이 위치한 '흑석 아크로리버하임', '흑석한강센트레빌' 전용 84㎡는 현재 16억~20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SH 제시안을 따르면 공공재개발 추진 시 평당 일반분양가는 최고 3200만원 정도인 셈이다.

흑석2구역 한 조합원은 "정부에서 제시한 분양가는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임대주택 기부채납에 조합원 이익도 보장되지 않는다면 재산 손해를 감수하고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기보다 민간에 맡기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흑석2구역에서 공공재개발 관련 잡음이 일면서 건설업계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특히 관련 사업을 수주해 전국구 도약 기반을 마련하려던 중견건설사들이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공공재개발은 소규모 사업장이 주를 이루는 데다 임대주택 공급 등 공적인 목표가 뚜렷해 일반 정비사업 대비 수익성이 크지 않다. 이에 그간 대형사 브랜드 파워에 밀려 서울 내 수주 기회를 잡지 못하던 중견사들의 서울 입성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강남 진출을 위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고 있는 호반건설을 비롯해 중흥건설, 반도건설 등이 정비사업 조직을 재정비하고 서울·수도권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 상태다.

흑석2구역이 최종적으로 공공재개발을 철회하고 민간으로 전환하게 되면 다른 후보지 역시 사업 의지가 꺾일 수 있다. 공공재개발에서 일반 재개발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서울 시내에서 일감 찾기가 어려웠던 대형건설사들도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크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택지가 줄고 서울·수도권 내 인지도 제고가 시급한 중견사들은 서울 한복판에 자사 단지를 세우는 것만으로도 거두는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공공재개발은 사업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대형사와의 과열 경쟁 부담을 덜고 자사 브랜드를 알릴 수 있어 중견사들의 관심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칫 시범사업 후보지에서 주민 동의를 거쳐 일반 재개발로 방향을 트는 사례가 나오면 공사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대형사들의 참여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간사업으로 전환하면 중견사들의 수주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와 서울시가 선정한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는 △흑석2구역(1310가구)을 비롯해 △양평13구역(618가구) △용두1-6구역(919가구) △봉천13구역(357가구) △신설1구역(279가구) △양평14구역(358가구) △신문로2-12구역(242가구) △강북5구역(680가구) 등이다. 오는 3월 말 추가 후보지 선정 등을 거쳐 향후 4만가구까지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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