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에 매년 수십억 브랜드 사용료 지불
주거상품 고급화 한계, 프리미엄 브랜드 필요성 부각
현대엔지니어링(대표 김창학)이 이달 강남권 하이엔드 주거복합단지 공급을 시작으로 고급 주택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관련 사업 확장을 위해 현재 현대건설과 공유하는 '힐스테이트' 외 자체 브랜드 출시도 검토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원에 하이엔드 주거복합단지 '원에디션 강남'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첫 고급 주거시설이다.
원에디션 강남은 과거 강남권 고급 스포츠시설로 평가됐던 '강남 스포월드' 부지 6355㎡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20층의 3개동 규모로 구성된다. 전용 26~49㎡의 도시형생활주택 234가구와 전용 43~82㎡ 오피스텔 25실, 근린생활시설 및 스포츠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곳 분양 시작으로 고급 주택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마스턴자산운용과 손잡고 강남역 인근 옛 서울빌딩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이곳 부지에는 지하 7층, 지상 30층, 오피스텔 337길 규모의 고급 주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오는 2024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이밖에 부산 광안리 파노라마 뷰를 갖춘 최고 42층, 556실 규모의 하이엔드 주거상품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들 고급 주거단지는 희소가치를 높이기 위해 시공사 주택브랜드가 아닌 별도 브랜드를 적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힐스테이트를 대체할 자체 브랜드 출시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소규모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이 아닌 아파트 등 대규모 단지로 고급 주택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매번 단일 브랜드를 내걸기에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하이엔드 주택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중심으로 브랜드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는 점도 독자 브랜드 필요성을 가중시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매년 매출액의 0.4%를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료로 지불하고 주택사업을 추진한다.
2014년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엠코와 합병해 기존 화공·플랜트와 인프라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건축·주택분야로 다각화했다. 이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엠코타운' 브랜드 대신 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작년 연말에도 올해 브랜드 사용료로 59억5600만원을 현대건설에 냈다. 문제는 디에이치가 힐스테이트 상위 브랜드로 시장 인지도를 쌓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십억원의 사용료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힐스테이트의 사용가치가 떨어지는 셈이다.
양사의 브랜드 계약은 힐스테이트에 국한하지 않아 사실상 현대엔지니어링의 디에이치 브랜드 사용도 가능하지만 현대건설은 이를 위해선 자사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실제 2015년 디에이치 출시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이 독자적으로 해당 브랜드를 사용한 적은 없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규제가 심화되면서 대형사 중심으로 브랜드 프리미엄화, 단지 고급화 등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 브랜드에 기대 주택사업을 하는 실정이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힐스테이트로 주택시장 내 입지를 다진 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체 브랜드 론칭은 수년 전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당장 검토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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