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건배달’ 앞세운 쿠팡이츠 공세...2위 자리 위협받는 요기요 AI에 집중

시간 입력 2021-04-26 07:00:07 시간 수정 2021-04-26 07: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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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6월 ‘배달1'서비스 출시…단건배달 시스템 도입
쿠팡이츠 2월 시장점유율 18.7%로 작년 9월 대비 10%p 이상 상승
요기요, R&D조직 통한 AI 배차시스템 적용 유지

후발주자 쿠팡이츠기 촉발한 배달업계 속도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도 6월부터 ‘배달1(one)’이라는 이름으로 단건배달 시스템을 도입하고, 위메프오 역시 위치기반 서비스 업체와 업무 협약(MOU)을 맺고 1대1 매칭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단건배달 시스템은 최근 글로벌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배송전쟁 이슈 중 하나다. 최근 미국에서 단건배달 시스템을 도입한 스타트업이 3년 만에 현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배달중개플랫폼들이 속속 쿠팡이츠와 같은 서비스에 나서는 가운데 요기요는 작년 출시한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 강화에 중점을 두면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대 5개까지 묶음배달하던 시스템을 중단하고 6월부터 ‘단건배달’을 시작한다. 단건배달 서비스인 ‘배민1’은 배민 앱을 통해 고객의 주문을 받고 단건 달까지 한 번에 하는 서비스다. 6월 중 서울 일부에서 시작해 순차적으로 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후발주자 쿠팡이츠가 단건배달 시스템을 내세워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한 것에 위기감을 느낀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배달 앱의 성지로 불리는 강남 3구(서초구·강남구·송파구)에서 쿠팡이츠의 성장세는 무섭다. 업계는 현재 강남3구에서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을 45%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밖에 배민 45%, 요기요 10%로 사실상 업계 선두 배민과 후발주자 쿠팡이츠가 강남3구를 양분하고 있다.


배달 앱 전체 점유율에서도 쿠팡이츠는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시장점유율이 7.1%에 불과했던 쿠팡이츠는 지난 2월 18.7%까지 증가했다. 일평균 쿠팡이츠 사용자 역시 지난해 1월 2만9800명에서 12월에는 46만여명으로 15배 이상 늘었다.

쿠팡이츠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단건배달’ 시스템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는 라이더들이 음식을 배달할 때 하나의 주문만을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소비자는 최소시간에 음식을 받아 볼 수 있고, 음식점주는 음식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 배달을 할 수 있어 양쪽 모두를 만족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쿠팡은 쿠팡이츠를 자회사로 출범시켰다. 쿠팡이츠가 수도권을 넘어 지역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배달 앱 1위 배민이 배달1을 도입하면서 급해진 곳은 ‘요기요’다. 쿠팡이츠가 당장 배민을 위협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2위 사업자 요기요를 따라잡을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팡이츠 점유율이 18.7%까지 높아진 지난 2월 요기요는 33.5%로 작년 9월보다 3.6%포인트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급변하고 있지만 요기요는 단건배달 시스템 도입에는 아직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적용 중인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더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요기요는 작년 7월 30분 이내 빠른 배달의 장점을 내세우며 ‘요기요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출시했고, 현재 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작년 12월 요기요가 '요기요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사진제공=요기요>
작년 12월 요기요가 '요기요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사진제공=요기요>

이 서비스는 주문 전 과정에 딜리버리히어로의 글로벌 인공지능(AI) 로지스틱스 솔루션 ‘허리어(Hurrier)’를 적용했다. AI 기술이 적용된 이 솔루션은 라이더에게 현재 동선에서 가장 적합한 주문을 배차해주는 게 특징이다. 이 서비스는 상황에 따라 묶음배송이나 단건배송이 AI에 의해 결정되는 발송이다.

지난 3월 요기요는 R&D 조직을 1000명 규모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요기요 익스프레스’에 적용되는 AI 딜리버리 시스템 기술을 집중 개발할 별도 전담 조직도 꾸려진다.

다만 AI배차 시스템의 효율성과 속도에 대해서는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잠시 다른 일을 볼 때도 배차가 취소됐다는 등 다양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단건배달 시스템의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는 상황에서 AI배차 시스템이 경쟁력을 가질지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세컨드메저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8년 1월 10%대 점유율에 머물렀던 ‘도어대시(DoorDash)’가 단건배달 서비스를 앞세워 3년 만에 현지 배달앱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시장 선두 경쟁을 하던 우버이츠와 그립허브는 뒤로 밀려났다.

요기요 관계자는 “요기요 익스프레스만으로도 30분 이내 빠른 배달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며 “최근 강화한 R&D 조직 내에 AI전담팀을 따로 두었는데 이를 통해 서비스를 더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요기요 매각주관사는 최근 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GS그룹, 여행 플랫폼 야놀자 등이 설명서를 받았고 요기요 인수를 검토 중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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