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발매소 잇따라 폐쇄되는데…마사회, 내부갈등에 대안 마련도 못해

시간 입력 2021-06-18 07:00:04 시간 수정 2021-06-18 1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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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사 이어 지난달 워커힐 지사 폐쇄
내부 갈등에 온라인 발매 추진도 제자리걸음

올 3월 한국마사회 대전지사 월평동 마권 장외발매소가 문을 닫은 데 이어 지난달 말 외국인 전용 장외발매소를 둔 워커힐지사도 폐쇄됐다. 마사회는 사업 구조상 장외발매소 의존도가 큰 편이어서 잇따른 장외발매소 폐쇄로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마사회는 장외발매소를 줄이는 대신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을 추진해 왔으나 김우남 회장의 갑질 논란 이후 극심한 내홍을 겪으면서 이마저도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18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2016년 6월 문을 연 마사회 워커힐지사는 설립된 지 약 5년 만인 지난달 27일자로 폐쇄됐다. 마사회는 '감사결과 처분요구사항 조치결과'를 통해 "외국인 장외발매소 운영을 둘러싼 문제점과 관련해 근본적인 해결에 나서고자 임대계약 만료시점에 폐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워커힐지사의 국부유출 논란이 터져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외국인 전용 발매소를 운영해 온 워커힐 장외발매소의 베팅 환급률이 일반 발매소에 비해 월등히 높아 국부 유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감사원 역시 외국인 전용 장외발매소의 높은 베팅 환급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 3월 2015년 이후 마사회 기관 운영 전반을 감사한 '한국마사회 기관 정기감사' 결과를 내놨다.

워커힐 지사 폐쇄에 앞서 대전 월평동 장외발매소는 지난 3월 31일 문을 닫았다. 대전지사의 경우 장외발매소 주변의 교통혼잡 및 생활환경 훼손 문제 등에 휩싸여 지역 주민들의 민원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월평동 장외발매소 폐쇄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잇따른 장외발매소 폐쇄로 마사회의 경영실적 하락 우려도 커지는 실정이다. 작년 말 부천지사의 영업 중단을 시작으로 올 들어 대전, 워커힐 지사까지 줄줄이 폐쇄되면서 마사회의 장외발매소는 30곳에서 27곳으로 줄었다. 장외발매소의 마권 발매 수입은 통상 마사회 총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이에 마사회는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에 사활을 걸었지만 내부 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4월 김우남 회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노사는 물론 노조 사이에서도 김 회장의 거취를 두고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마사회 제1노조는 지난달 14일 김우남 회장을 강요미수 및 협박, 업무방해죄로 경찰에 고발한 상황이다.

이처럼 마사회의 경영 기능이 마비된 사이 주요 의사 결정도 지연되고 있다. 마사회는 일찌감치 대전 월평동 경마장의 공개 매각을 결정했지만 현재까지도 매각 추진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마사회 관계자는 "대전지사 매각의 경우 매입 의사가 있는 업체나 기관으로부터 적당한 조건을 제시 받는 대로 검토 후 매각을 진행할 방침"이라며 "내부적으로 상황은 어렵지만, 빠른 시일 내에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온라인 마권 발매 추진에 전사적으로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사회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마 경기 중단으로 4368억2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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