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스타일·효율 다 갖췄다"... 푸조 3008 SUV

시간 입력 2021-07-24 07:00:01 시간 수정 2021-07-23 14: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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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성 개선된 부분변경 모델
운전이 재미있는 콤팩트 SUV

푸조 3008 SUV 부분변경. 푸조는 블루 컬러가 참 잘 어울린다.<사진=이지완 기자>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4년여 간 100만대 이상 팔린 자동차가 있다. 예술의 나라 프랑스에서 만든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푸조 3008 SUV가 그 주인공. 이 차는 2017년 제네바모터쇼 '유럽 올해의 차'에 SUV로 최초로 선정되는 등 전 세계 63개 이상의 어워드를 수상하며 가치를 입증했다.

푸조를 수입·판매하는 한불모터스는 2020년 9월 글로벌 공개 이후 8개월 만인 지난 5월 푸조 300 SUV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분명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새로운 푸조 3008 SUV를 하루라도 더 빨리 출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시승차는 푸조 3008 SUV GT 트림이다. 해외에는 Allure, GT pack 트림도 있지만 국내 도입이 정해지지 않았다.

푸조 3008 SUV 부분변경. 프레임리스 그릴과 더 날렵해진 헤드램프, 주간주행등이 매력적이다.<사진=이지완 기자>

역시 '푸조'다. 디자인으로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보다 날렵해진 풀 LED 헤드램프는 경계가 없는 프레임리스 그릴과 잘 어우러진다. 수직으로 쭉 뻗은 주간주행등은 날카로운 사자의 송곳니가 떠오르게 한다. 보닛 끝단에 '3008' 엠블럼도 눈에 띈다. 그릴 위에 올라간 푸조 로고가 새롭게 바뀌지 않은 것은 아쉽다. 참고로 푸조는 현재 로고를 변경한 상태다.

18인치 알로이 휠은 유려한 곡선이 매력적인 푸조 3008 SUV의 측면과 잘 어우러진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비율이 제법 괜찮은 편이다. A필러부터 C필러까지 이어진 크롬 사이드 윈도우 트림은 스포티함도 느끼게 한다. 후면부는 사자의 발톱 자국을 형상화했다는 리어 램프가 핵심이다. 새로운 점은 리어 램프 디자인이 입체적으로 변해 미래지향적인 느낌도 준다는 것이다.

실내는 사실 크게 다를 바 없다. 푸조 입장에서는 실내에 큰 변화를 주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푸조의 실내에 적용된 '아이-콕핏'은 유럽에서 최고의 디자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4000만원대 콤팩트 SUV임에도 고급 소재인 알칸타라가 실내 곳곳에 쓰였다. 놀랍게도 마사지 기능까지 존재한다.

푸조 3008 SUV 부분변경 실내. 운전대가 귀엽다. 12.8 디지털 계기반, 8인치 터치스크린도 보인다.<사진=이지완 기자>

개인적으로 실내에서의 핵심은 스티어링 휠(운전대)이라고 본다. 위·아래가 깎인 아담한 사이즈. 마치 장난감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12.3인치 디지털 게기반은 해상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 이전보다 선명하게 차량의 상태를 제공한다. 다른 차에 비해 위치가 높은 편이다. 아기자기한 운전대 위에 올라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가끔 이 차를 운전하며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상대적으로 중앙 8인치 터치스크린은 아쉽다. 좀 더 크기가 컸으면 좋았을 것 같다. 터치스크린 아래 위치한 토글 스위치는 직관적이고, 조작감도 나쁘지 않다. 센터콘솔은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다. 1.5리터 생수병도 충분히 들어갈 정도다. 이 외에도 곳곳에 수납공간이 있어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차 크기는 전장 4450mm, 전폭 1840mm, 전고 1625mm, 휠베이스 2675mm다. 무난한 콤팩트 SUV라고 할 수 있다. 2열에 앉아보니 헤드룸은 괜찮고 레그룸이 답답하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90리터다. 2열 시트 중간에는 스키 스루 도어가 마련돼 긴 물건도 편하게 보관할 수 있다. 2열 폴딩 시 용량은 1670리터까지 늘어난다. 트렁크에 누워보니 등으로 전달되는 감촉이 나쁘지 않다. 174cm인 남성이 누웠을 때 트렁크 밖으로 발이 조금 넘어가기는 한다. 그래도 차박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푸조 3008 SUV 부분변경. 2열 폴딩 시 모습.<사진=이지완 기자>

주행보조 시스템은 기존보다 훨씬 더 정교해진 모습이다. 레벨 2단계로 진화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 스톱앤고 기능이 추가된 것. 차량 전면에 있는 레이더가 전방 차량과의 간격을 능동적으로 유지하고, 완전 정차 및 재출발까지 지원한다. 차선 유지 시스템도 추가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연계돼 차량이 차선 중앙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운전대 뒤에 자리한 주행보조 제어 버튼이 여전히 익숙하지 않지만, 차량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주행 성능은 무난하다. 최고출력은 131마력(3750rpm), 최대토크 30.61kg·m(1750rpm)의 1.5 BlueHDi 디젤 엔진(유로6 d 기준 충족)과 EAT8 8단 자동 변속기가 맞물린다. 과거 반자동 변속기(MCP)를 생각하면 안 된다. 소름이 돋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제법 부드럽게 변속한다. 달리기 실력도 나쁘지 않다. 배기량, 출력이 낮은 만큼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다소 힘이 부족하다. 그래도 일상 구간에서는 충분하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가상의 사운드가 강하게 울려 퍼진다. 마치 사자가 으르렁거리는 느낌이다.

푸조 특유의 운전 재미는 있다. 곡선 구간을 돌아나갈 때 제법 끈끈하다. 후륜 서스펜션이 토션빔이라 승차감이 별로라는 지적이 있지만,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고급 세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승차감이다. 연비는 복합 15.8km/L, 도심 14.5km/L, 고속도로 17.8km/L다. 실주행 시에는 이보다 더 높은 연비를 보여준다. 디젤 특유의 잔진동이나 소음이 조금 있지만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연료 효율이다.

푸조 3008 SUV는 기존과 확실히 달라졌다. 더 이상 프랑스 감성이 물씬 풍기는 디자인만 강조되는 차가 아니라고 본다. 상품성이 개선되면서 타 수입 브랜드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매력 어필만 충분히 된다면, 푸조 3008 SUV도 폭스바겐 티구안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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