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 앞둔 LX홀딩스…LX인터내셔널, 자사주 매입 '주목'

시간 입력 2021-12-17 07:00:08 시간 수정 2021-12-17 08: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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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600억 남아…"적정 시기 자사주 매입할 것"
자사주 취득 시 LX홀딩스 유효지분율 높아져

LX인터내셔널이 자기주식 취득 기간을 내년 6월로 연장했다. 적정 시기를 찾아 주가 부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주 가치 제고 외에도 LX인터내셔널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지주사 LX홀딩스의 간접 지배력도 높아진다. 신탁 계약을 연장한 시기도 LX홀딩스의 계열분리 계획이 본격화된 것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16일 LX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전날 끝난 자기 주식 취득 신탁 계약 기간을 내년 6월 15일까지 연장했다.

작년 4월 신규 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그 이후 6개월간 269만1323주를 취득했다.

앞으로 6개월 간 자사주 매입에 쓸 수 있는 계약금은 약 600억원이다. 현 주가를 감안할 때 235만주를 매입할 수 있는 규모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표면적인 사유는 주주 가치 제고다. 자사주 매입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주가가 1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주가 부양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면을 보면, '지배 구조 개편'이 있다. 자사주 매입을 연장한 시기도 맞아 떨어진다. 지난 14일 LX홀딩스와 LG간 지분 정리도 끝냈다. 조만간 계열 분리를 위한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시장에서도 일찌감치 LX인터내셔널이 자사주를 매입함으로 LX홀딩스의 지배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작년 말 LG 인적 분할 소식 직후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를 활용해 신설 지주가 LX인터내셔널 지분율을 높이는 동시에 신사업 및 M&A로 신설 지주사의 가치 제고를 도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LX인터내셔널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LX홀딩스는 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 자사주에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신세계I&C가 매입한 자사주 때문에 이마트는 유효지분율이 과반수를 초과했다고 보고, 신세계I&C를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새로 분류했다.

자산 규모로는 자회사 가운데 가장 큰데도 LX인터내셔널만 소유 지분이 30% 미만이다.

현재 LX인터내셔널 발행주식 수 가운데 자사주 비중은 7.2%다. 현 주가 수준에서 자사주 약 200만주를 더 취득한다 가정하면 자사주 비중은 13%로 확대된다. 또, LX홀딩스는 29%에 육박하는 유효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한편 LX인터내셔널은 올해 계약 기간을 연장하면서도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았다. 적정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작년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저점일 때는 1만원대 초반까지도 내려갔다. 올해는 이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고가가 3만원선까지 오르면서 오히려 코로나19 이전 보다 주가 흐름이 좋다.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됐단 점에서 지배구조 개편 시기와 맞물려 이번에는 자사주를 추가 취득할 가능성이 높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계약금액 내에서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며, 주가가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저평가됐다고 판단되면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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