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관리 대상 벗어난 한화손보, ‘디지털 전환’으로 재도약 노려

시간 입력 2022-03-03 07:00:07 시간 수정 2022-03-02 17: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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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79)한화손해보험
금감원 경영관리 대상서 2년 만에 탈출…체질개선·비용절감 적중
희망퇴직으로 임직원 수 감소…총자산 20조원대로 증가
자본확충·디지털전환으로 외형확장 꾀해…ESG 행보 눈길

한화손해보험은 2002년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2009년 제일화재를 흡수합병하며 시너지 창출을 꾀했다. 그러나 기대한 만큼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다수 최고경영자(CEO)가 중도 사임해야만 했다.

2013년 취임한 박윤식 대표는 실적 개선으로 3연임에 성공했으나, 2019년 600억원대의 순손실을 내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뒤를 이은 현 강성수 대표는 비상경영을 통해 재무지표를 개선하며 경영정상화에 성공했고, 그 결과 2019년 12월에서 2021년 12월까지 2년 간 이어졌던 금융감독원 경영관리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체질개선에 성공한 한화손보는 올해 자본확충으로 건전성 개선에 나선다. 소비자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외형 확장도 꾀한다는 계획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행보도 강화한다. 지난해 하반기 한화손보는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친환경 상품 판매실적 등 비재무지표를 공개하며 ‘ESG 특화’ 보험사 도약을 준비 중이다. 

◇매출 성장에도 순익 등락 폭 커…2019년 '최대 적자 기록

한화손보는 2012년부터 매출(영업수익) 증가세를 이어왔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4조2924억원 △2013년 4조7991억원 △2014년 5조3292억원 △2015년 5조7471억원 △2016년 6조1931억원 △2017년 6조9318억원 △2018년 7조4237억원 △2019년 8조276억원 △2020년 7조8675억원 △2021년 3분기 누적 6조221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순이익은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 400억원대에서 2014년 100억원대까지 감소했다가 2015년 900억원대로 급증했다. 2019년에는 6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으나, 현재는 다시 흑자 전환한 상태다.

연도별 순이익은 △2012년 408억원 △2013년 261억원 △2014년 129억원 △2015년 958억원 △2016년 1116억원 △2017년 1476억원 △2018년 818억원 △2019년 -691억원 △2020년 483억원을 시현했다. 2021년 잠정 순이익은 94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손보는 2009년 제일화재와 합병하면서 외형확장을 꾀했으나, 복수노조 설립 등 내홍을 겪었다. 실적 부진으로 2009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3명의 CEO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기도 했다.

2013년 7월 취임한 박윤식 전 대표는 혁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역대 CEO 중 처음으로 3연임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2019년 한화손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실태평가(RAAS) 결과 금리 리스크와 수익성 등에서 문제가 발견돼 경영관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대표 교체에 이르렀다.

당시 한화손보는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증가로 업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데다, 저금리 기조에 자산운용수익률이 하락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실손보험 보험료가 경쟁사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보험부문에서 더 큰 손실을 냈다. 

2020년 3월 구원투수로 등판한 강성수 대표는 적자 원인으로 꼽히던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보험료의 정상화를 추진했다. 근속 10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자발적으로 임금을 반납하며 지출 감소에도 주력했다. 그 결과 2년 만에 경영관리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총자산 20조원대로 증가…희망퇴직 후 임직원은 감소

한화생명의 총자산은 2012년 7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0조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연도별 총자산은 △2012년 7조5699억원 △2013년 8조9996억원 △2014년 10조3309억원 △2015년 11조8024억원 △2016년 13조2753억원 △2017년 14조8840억원 △2018년 16조7286억원 △2019년 18조2098억원 △2020년 19조4791억원 △2021년 20조2850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회사의 무형자산은 △2012년 546억원 △2013년 548억원 △2014년 501억원 △2015년 437억원 △2016년 396억원 △2017년 432억원 △2018년 461억원 △2019년 551억원 △2020년 546억원 △2021년 3분기 50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개발비는 △2012년 152억원 △2013년 135억원 △2014년 105억원 △2015년 72억원 △201년 111억원 △2017년 148억원 △2018년 191억원 △2019년 277억원 △2020년 291억 △2021년 3분기 279억원으로 집계됐다.

임직원 수는 2018년 3444명까지 늘어난 이후 감소했다. 한화손보는 인사적체 해소와 수익구조 개선 차원에서 2019년부터 3년 연속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연도별 임직원 수는 △2012년 2834명 △2013년 2910명 △2014년 2886명 △2015년 3080명 △2016년 3267명 △2017년 3400명 △2018년 3444명 △2019년 3371명 △2020년 3039명 △2021년 3분기 기준 3033명으로 집계됐다.

점포 및 대리점 수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225곳·2198곳 △2013년 243곳·2048곳△2014년 359곳·2277곳 △2015년 271곳·2201곳 △2016년 290곳·2150곳 △2017년 298곳·2018곳 △2018년 301곳·1971곳 △2019년 290곳·1881곳 △2020년 233곳·1830곳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점포 수와 대리점 수는 각각 211곳, 1755곳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4년 만에 후순위채 발행…디지털 전환으로 점유율 상승 꾀해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한화손보는 올해 자본 확충으로 건전성 개선에 나선다.

우선 2023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다음달 중 1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손보의 후순위채 발행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회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00%대로 상승할 전망이다.

최근 신용평가 전문기관인 한국기업평가는 한화손보의 등급전망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변경하면서 “2022년 1분기 중 발행예정인 자본성증권(후순위채권) 발행 등을 통해 RBC비율 하락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돼 전반적인 자본적정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 확충에 더해 소비자 중심 경영과 디지털 전환도 추진한다. 고객 접점을 넓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으로 고객서비스실과 고객가치팀을 신설한 것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앞서 한화손보는 지난해 5월 국내 주요 금융사들과 ‘금융데이터댐’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그해 11월 KT와 보험-통신 데이터 기반 토탈 솔루션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 다각화에도 나섰다.

지난달에는 카카오 플랫폼 기반의 모바일 보험가입 서비스를 개발하고 디지털 전용 미니보험 상품인 ‘한화 OK2500든든 운전자보험’에 적용했다. 해당 서비스는 앱 설치 없이도 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간단한 동의 절차로 고객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오는 등 입력과정도 간소화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다른 디지털 보험상품에도 순차적으로 이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며, 보험가입 외에도 계약조회, 보험금 청구 등 다양한 서비스에 고객 니즈를 반영해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화손해는 손해율 개선 과정에서 2020년 미성년자를 상대로 보험료 구상권 청구 소송에 나서면서 여론의 질타를 맞기도 했다. 이에 강 대표가 나서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후 2021년부터 회사의 고객만족도와 지역사회 공헌도, 친환경 투자 등 비재무지표를 공개하며 ESG경영 도입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탈석탄 금융 선언에 동참, 국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참여와 특수목적회사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친환경 상품 포트폴리오도 신설해 ‘ECO(에코) 마일리지’ 특약, 전기차 활성화를 위한 ‘전기차 전용보험’ 등을 선보였다. 

아울러 한화손보는 실무조직을 중심으로 환경경영 방침을 수립하고, 사회책임투자를 위한 ESG 투자 프로세스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적이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47개 상장 금융사 대표이사의 자사주 매수·매도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강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20차례에 걸쳐 총 12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주친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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