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BGA 승부수’ 삼성전기 장덕현, ‘초일류’ 기반 다지기 ‘속도’

시간 입력 2022-03-30 07:00:08 시간 수정 2022-04-15 10: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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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출신 반도체 개발 전문가…미래 사업 핵심으로 '초일류 기술력' 뽑아
취임 첫 해 FC-BGA 설비에 1조6천억 투자 단행…차세대 IT·전장 수요 선제 대응

자료: 삼성전기/단위: 억원
자료: 삼성전기/단위: 억원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취임 첫해부터 기판 사업을 중심으로 초일류 부품회사 도약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장 사장은 취임 직후 기존 주력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 이어 기판 사업을 간판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차세대 반도체패키지기판(FC-BGA)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달에는 '통합된 기능을 하는 반도체 기판'이라는 의미의 ‘SoS’라는 개념도 제시하며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시스템화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향후 장 사장은 부산과 베트남 사업장을 양 축으로 서버·전장 등에서의 고부가 기판 수요에 적극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1964년생인 장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 후 플로리다대학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메모리사업부 솔루션 개발실장, 시스템 LSI사업부 LSI개발실장, SOC개발실장, 센서사업팀장 등을 거치며 반도체 개발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12월 정기 인사를 통해 삼성전기 CEO에 오른 장 사장은 미래 사업을 책임질 핵심 요소로 초일류 기술력을 뽑았다. 장 사장은 취임사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가진 1등 테크 기업들은 외부 요인과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성장했다”며 “삼성전기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 ‘차세대 IT향 제품’과 전기차·자율주행 등 ‘전장향 제품’ 두 성장축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장 사장이 차세대 IT·전장향 제품으로 꼽은 것은 FC-BGA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기판을 돌기처럼 동그란 형태의 ‘범프’로 연결한 반도체패키지기판이다. 고사양 PC와 전기차, 데이터센터 등에 탑재되는 시스템 반도체 제조 시 필수 부품이지만 높은 제조 난이도로 사업 진입이 어려워 수요 대비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FC-BGA 사업이 포함된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부문 매출은 1조6792억원이다.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부문(4조7718억원)과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 부문(3조2241억원)보다는 미미하지만 전년 1조3059억원보다는 28.6% 증가하는 등 본격 성장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하이엔드급 FC-BGA 시장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연간 20%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이 같은 전망에 발맞춰 취임 직후 FC-BGA에 역대급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말 베트남 생산법인의 FC-BGA 생산설비와 인프라 구축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지난 21일에는 부산사업장에도 FC-BGA 설비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기가 FC-BGA 설비에 투입하는 금액은 총 1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전체 사업부의 연간 투자금액이 총 9274억원임을 감안하면 역대급 규모다. 그간 장 사장이 반도체에서 쌓은 경험과 역량이 과감한 투자 결정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FC-BGA 투자는 그 규모를 볼 때 고객사로부터 확정적인 납품 확대 요청을 받아 이뤄졌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반도체에서 경험을 쌓은 장 사장의 확고한 의지가 없었다면 규모나 투자 시기 등이 보수적으로 흘러갔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FC-BGA<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 FC-BGA<사진제공=삼성전기>

장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SoS(System on Substrate)라는 FC-BGA의 새로운 방향도 제시했다.

SoS는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칩으로 구현하는 ‘SoC(System on Chip)’를 변형시킨 용어다. 여러 반도체를 연결하는 역할에 그쳤던 기판에 첨단 기술을 적용해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린다는 의미가 담겼다.

장 사장은 주총에서 “앞으로 반도체 기판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반도체의 보조재 역할에 머물렀던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시스템화 해 SoS 시대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향후 부산사업장과 베트남 생산법인을 FC-BGA 생산 전초 기지로 활용해 고객 대응력 강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현장에서도 FC-BGA 수요가 확대되는 추이를 체감하고 있다”며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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