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부터 시멘트까지…원자재값 급등에 건설업계 골머리

시간 입력 2022-04-15 07:00:04 시간 수정 2022-04-14 18: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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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다음주 45곳의 현장공사 중단 위기
철콘연합회 "건설 자재비 상승에 따른 손실분 부담"
지난달 철근 톤당 평균 가격 112만원…전년비 49.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건설업계에 비상불이 켜졌다.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오른 데다, 자재 공급 부족까지 겹치며 골조공사 중단 사태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주 초부터 현대건설 골조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전국 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최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45곳의 현장공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철콘연합회는 지난 2월 전국 100대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계약 단가 20% 인상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2일에는 전국 40여곳의 현장에서 공사를 중단하는 1차 셧다운(작업중단)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공사 중단 사태는 철콘연합회와 시공사 간 협상이 진행되면서 철회됐다.

현대건설은 계약된 자재비 상승분에 대해 협의하고 있으며, 최대한 공사가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계약 단가 인상 요구는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철콘연합회는 건설 자재비 급등에 따른 손실분을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국내에서 거래되는 철근 톤당 평균 가격은 112만원으로 전년 동기 75만원 대비 49.3% 올랐다. 고장력 철근의 경우 작년 1월 67만원에서 7월 128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철근의 제조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대폭 올랐기 때문이다. 철스크랩 가격은 작년 초 톤당 41만9000원에서 최근 70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지면서 러시아산 철스크랩 수급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시멘트는 지난 1월 고시 가격이 톤당 7만8800원에서 2월 출하량부터 18.0% 오른 9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미 수도권에서는 인상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유연탄 가격이 폭등하면서 11만원까지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 4월 첫째주 유연탄 가격은 톤당 280.95달러로 전주보다 8.8% 올랐다. 2020년 평균 가격인 60달러의 5배 수준이다. 유연탄의 경우 물리적 거리가 가깝고 가격이 저렴한 러시아산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앞서 구매한 자재로 버티고는 있지만, 일부 현장의 공기 지연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지금으로선 건설 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설사 규모가 작을 수록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형사들은 연간 계약을 통해 급등하기 전 가격으로 건설 자재를 확보했으나, 중소 업체들은 현재 가격으로 자재를 구입할 수밖에 없어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행사로부터 발주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만큼 공사비가 정해져 있어 갑자기 계약 단가를 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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