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원자재 직구 '깜짝 카드'…수익성 개선 고삐 죈다

시간 입력 2022-04-28 17:47:37 시간 수정 2022-04-28 17: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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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주요 원자재 직접 관리·전담 조직 신설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선매입 물량 확대 방침
공급망 리스크 최소화…수익성 방어 총력전

올해 1분기 연이은 악재에도 호실적을 낸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원자재를 직접 구매하는 '깜짝 카드'를 꺼내 들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생산 차질과 공급 불안으로 전기차에 들어가는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비용 부담을 낮춰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차는 원자재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원가 절감에 집중해 2분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목표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완성차에 들어가는 주요 원자재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또 원자재 가격 변동이 회사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자동으로 산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기차 전환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배터리 협력사의 자체 조달에 의존하는 기존 구매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고 글로벌 원자재 리스크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취지다.

현대차가 원자재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선 이유는 높은 수요 대비 낮은 공급으로 인한 원자재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배터리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앞둔 현대차로서는 부담이 커졌다.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회복세가 더딘 데다 중국 상하이 봉쇄에 따른 와이어링 하네스(차량용 전선 뭉치) 부족 등도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배터리와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글로벌 제조사와 협업해 현재 진행 중인 배터리 원자재에 대한 선매입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배터리 원가는 전기차 생산 단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만큼 장기적으로는 일정 부분 배터리 원자재를 직접 구매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격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배터리 원자재를 확보해 최소 1분기 이상 배터리 셀, 양극재 등의 재고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원자재를 제외한 알루미늄 등 철강 제품, 배기 촉매인 팔라듐을 비롯한 귀금속 제품, 희토류 등의 가격 변동 여부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대응 방안 모색도 병행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자재를 포함한 SCM(공급망 관리)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사적인 협의체를 신설하게 됐다"면서 "설계부터 가격 인상까지 유기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며 외부 전문기관과 협업해 구매 활동과 관련한 전문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매출 30조2986억원, 영업이익 1조92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10.6%, 16.4%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글로벌 판매는 90만2945대로 9.7% 감소했지만, SUV와 제네시스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 '2022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 제시한 연결 부문 매출액 성장률 13~14%,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5.5~6.5% 목표를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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