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백지화…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원전 사업 힘 받는다

시간 입력 2022-05-15 07:00:01 시간 수정 2022-05-13 14: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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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원전 10기 수출·소형모듈원전 개발 등
건설사, 미국 원전 기업과 손잡고 글로벌 사업 본격화

5월 9일(현지시간) 미국 오레곤 주에 위치한 뉴스케일파워 본사에서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왼쪽 다섯 번째)와 존 홉킨스 뉴스케일파워 대표(왼쪽 네 번째) 등 양사 경영진이 글로벌 SMR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 백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원전 사업을 추진하던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건설사의 새 먹거리 찾기도 활기를 띌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탈원전 정책을 전면 폐기한다. 또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해외 수주활동에 적극 나서고,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등 미래 원전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업계는 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SMR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SMR의 경우 2030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가 예상되며 2035년 시장 규모는 390조~6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형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며 원전 시장 성장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세계 1위 소형모듈원전 기업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포괄적인 협력을 맺고 글로벌 SMR 사업을 본격화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오레곤 주에 위치한 뉴스케일파워 본사에서 '글로벌 SMR사업 공동진출과 시장확대'를 위한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물산은 차세대 원전 기술인 SMR 시장 진출을 위해 뉴스케일파워에 2021년 2000만달러, 2022년 5000만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우선 미국 발전사업자 UAMPS가 2029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미국 아이다호 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SMR 프로젝트 관련, 사전 시공계획 수립 단계부터 기술 인력 파견 등 상호간 축적한 기술과 역량을 공유할 계획이다.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는 "세계적인 SMR 선도기업과 공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SMR 관련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면서 "SMR을 비롯해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 강화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선도하는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28일(현지시간) 뉴저지 주에 위치한 홀텍社에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크리스 싱 홀텍社 CEO이 사업 협력 계약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은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사업에 진출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28일(현지시간) 뉴욕 주에 위치한 홀텍社 소유의 인디안포인트 원전해체 사업에 PM(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계약을 포함한 원전해체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작년 11월 소형모듈원전(SMR-160 모델) 글로벌 독점계약에 이어 약 4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사업 협력 계약을 통해 △홀텍 소유 美 원전해체 사업 직접 참여 △글로벌 원자력 해체 시장 공동 진출 △마케팅 및 입찰 공동 추진 등 사업 전반에 합의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원전해체 협력계약을 통해 초기단계부터 원전해체 사업에 참여해 선진 원전해체 기술을 축적할 수 있어,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국내 원전해체 사업에 있어서도 선두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기대했다.

지난 1월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왼쪽)과 프란체스코 베네리 USNC CEO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1월 '4세대 초고온가스로 소형모듈원전' 전문 기업인 미국의 USNC社와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초소형모듈원자로(MMR)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독점권을 확보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USNC社는 2012년 3월 고온가스로 기술 개발 협력을 시작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고온가스로 개념설계 및 기본설계를 수행해 왔으며, 2019년 2월에 캐나다 원자력규제기관의 사전인허가를 통과했다. 올해는 캐나다 동부 토론토 북동쪽 초크리버원자력연구소 부지에 MMR 실증 플랜트 건설에 착수, 2025년 상업운전을 시작할 목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에서도 경상북도·울진군·한국원자력연구원·포항공대·포스코·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MMR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기술 개발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 MMR 실증플랜트를 기반으로 고온가스로를 국내에 도입하고, MMR을 이용해 경제성을 확보한 100MWe(메가와트)급 대용량 전기분해 수소 생산 플랜트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한국의 원전산업 활성화를 예고함에 따라 관련 기업에서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의 빠른 회복은 물론 국가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특히 SMR을 중심으로 원전시장 재편이 전망되면서 이 사업에 공을 들이던 국내 건설사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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