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트리마제' 재현?…둔촌주공, 공사 재개 가능할까

입력 2022-05-24 07:00:02 수정 2022-05-24 08: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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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단 한 달 넘어…시공사업단, 내달 타워크레인 해체·철수
'트리마제'처럼 비용 늘어나 조합 감당 불가 수준까지 진행될 수도
국토부·서울시·강동구청, 6월 3일까지 사업장 운영실태 점검 나서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사진제공=현대건설>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사진제공=현대건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의 공사가 중단됐다.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재건축 조합과 공사비 갈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내달 타워크레인 해체·철수라는 강수를 뒀다. 

업계에서는 공사 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제2의 트리마제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트리마제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고층 아파트 단지다. 당시 조합은 두산중공업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분양가와 분담금을 놓고 갈등이 길어지면서 조합이 부도났고, 두산중공업이 자체 자금으로 사업을 인수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둔춘주공 시공단은 다음달부터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을 해체·철수할 예정이다. 이들 타워크레인은 총 57대로, 공사가 멈춰선 지난달 15일 이후 약 한 달간 타워크레인 등 장비와 공사 현장 유지·관리 비용이 150억~2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공단은 조합에 대한 7000억원의 사업비 대출 보증 연장도 불가하다고 알렸다. 조합은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에 오는 8월 24일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비 대출금 연장을 요청한 상황이다. 대주단은 사업비 대출 연장 관련, 시공단과 조합 간 합의가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대주단이 사업비 대출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리면 조합원은 오는 8월까지 1인당 1억원이 넘는 돈을 마련해야 한다. 게다가 공사 기간 거주할 집을 마련하기 위해 받은 대출 1조4000억원도 남아 있다. 조합이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유치권자인 시공단에 사업이 넘어가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둔촌주공의 진행 상황이 서울 성동구 고급 주거 단지 트리마제(성수1지역주택조합)와 비슷한 사례라고 분석하고 있다.

트리마제가 들어선 부지는 노후화된 빌라들이 있던 지역으로,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추진됐다. 이들 조합은 남경아이종합개발을 시행사, 두산중공업을 시공사로 '두산위브'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와 세계 금융 위기 등으로 늘어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시행사가 파산했다.

이후 두산중공업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3600억원을 조달해 사업부지를 낙찰받았다. 다만 공사비를 두고 조합과 의견이 엇갈렸다. 시공사는 사업 지연으로 늘어난 각종 비용때문에 기존 분양가로는 사업성이 없어 조합원이 분담금을 추가해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조합은 총회를 열어 시공사 변경을 추진했으나, 결국 두산중공업이 자체 자금으로 사업을 인수했다. 시공사와 조합 간 지속되는 갈등으로 비용이 점차 늘어나 조합원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진행된 것이다. 시공사는 고급 주거지로 설계를 바꿨으며 전량 일반 분양했다.

둔촌주공도 시공단과 조합의 갈등이 깊어지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으면서 트리마제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조합과 시공단 간 갈등은 2020년 6월 시공단과 전임 조합 집행부가 체결한 약 5600억원의 공사비 증액 계약이다.

둔촌주공 전 조합장은 설계 변경 등 공사비를 2조6708억원에서 3조2294억원으로 늘리는 계약을 맺었다. 새 조합 집행부는 시공단과 이전 조합이 맺은 계약은 법적·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공단은 당시 공사 계약 변경이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쳤고, 관할 구청의 인가까지 받아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한편 국토교통부·서울시·강동구청은 23일부터 6월 3일까지 둔촌주공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운영실태 합동점검에 나선다. 용역업체 선정·계약, 자금차입·예산편성 등 회계처리, 조합 운영 전반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둔촌주공과 트리마제는 도시정비법, 주택법으로 서로 다르고 도시정비법으로 추진된 둔촌주공은 자체 사업 형태로 바꾸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며 "10년 이상 사업이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둔촌주공이 트리마제 사태처럼 될 가능성은 낮지만, 시공단과 조합이 끝내 협상하지 못한다면 사업권이 경매에 넘어갈 수 있다. 경매에 들어갈 시 유치권자인 시공단은 사업을 인수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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