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담보대출 폭발적 증가세… 시중은행 ‘부실 관리’ 총력

시간 입력 2022-06-30 07:00:02 시간 수정 2022-06-29 17: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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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코로나19 영향으로 급증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해 꼼꼼한 리스크 관리 나서

시중은행 동산담보대출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시중은행에서 공장 기계나 판매 물품을 담보로 대출을 시행한 금액이 3년새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기업의 자금 수요가 확대된 데다가 정부가 정책금융으로 동산담보대출을 장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산담보대출이 늘어난 데 따라 시중은행들은 사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며 부실 위험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동산담보대출은 총 7491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863억원에 불과했던 동산담보대출은 2019년(2228억원)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동산담보대출은 공장 기계 설비, 판매 물품의 재고자산을 담보로 평가해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기법이다. 특히 신용도가 부족하거나 담보로 내놓을 땅이나 건물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로 이용한다.

은행권에서는 2012년부터 동산담보대출을 취급했지만 자금을 빌린 회사가 동산담보를 몰래 처분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담보가치 훼손 가능성이 높아 초기에는 대출을 내주기 꺼려했다.

이 같은 추세는 2018년 정부가 정책금융 일환으로 동산담보대출을 포함한 데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기업 지원 정책으로 동산담보대출을 확대할 것을 장려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자 그 대안으로 동산담보대출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9년 말 361억원으로 국민은행(912억원)과 하나은행(902억원)보다 뒤처졌지만 2021년 말 2672억원을 기록하며 시중은행 가운데 선두 자리에 올랐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이 2452억원으로 신한은행 다음으로 동산담보대출을 많이 취급했으며 하나은행 220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은 타행보다 저조한 162억원 가량의 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산담보대출은 특성상 자산측정이나 사후 관리가 어려워 각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품으로 꼽힌다. 은행들은 부실률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기법을 동원해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정기적인 동산 점검과 함께 사물인터넷(loT)을 활용해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동산 담보물 관리에 필요한 loT 단말기 설치율을 70%까지 높였다. 여기에 loT 단말기 부착 담보의 담보인정비율을 15%p(포인트) 우대해주는 방식을 채택했고 이에 따라 신한은행 담보물은 단기간에 1000건을 넘어섰다.

국민은행은 KT와 맞손을 잡고 ‘KB PIM(개인자산 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동산담보를 관리하고 있다. KB PIM은 KT가 구축한 loT 기반으로 동산물을 추적하고 이상징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하나은행 역시 세심한 사후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반기 1회 이상 정기점검은 물론 사전에 동산 등기 사항과 증명서를 열람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또, loT를 동원해 위치와 이동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동산담보대출은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게 은행이 동산 담보 인정을 통한 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대출 가용 한도를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는 정부 정책적인 효과로 증가한 측면이 있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정부 기조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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