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탄탄한 기본기, 우수한 완성도"…쉐보레 프리미엄 SUV 이쿼녹스

시간 입력 2022-07-11 07:00:04 시간 수정 2022-07-08 17: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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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저 닮은 세련된 디자인·공간 활용성 높은 실내 눈길
사륜구동 선택 시 묵직한 가속감…편안한 승차감 합격점

쉐보레의 중형 SUV '더 넥스트 이쿼녹스' 주행 모습.<사진제공=한국지엠>

쉐보레의 간판 중형 SUV인 이쿼녹스는 한국지엠의 아픈 손가락이다. 2018년 국내 출시됐지만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의 인기에 밀리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쿼녹스가 국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과 가격이다. 준중형 SUV인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비교될 정도로 애매한 차체 크기도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 한국지엠은 지난해 이쿼녹스의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부분변경을 거친 '더 넥스트 이쿼녹스'를 내놓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변화의 핵심은 엔진과 디자인이다. 기존 디젤 엔진 대신 가솔린 엔진을 얹어 성능과 효율을 높이고,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을 반영해 세련미를 더했다. 경쟁 모델은 폭스바겐 티구안, 지프 체로키, 토요타 라브4 등 수입 중형 SUV다. 과연 신형 이쿼녹스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을까.

8일 신형 이쿼녹스를 타고 서울 용산에서 출발해 경기도 양평을 왕복하는 약 20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더 넥스트 이쿼녹스 1.5 가솔린 AWD 프리미어 트림으로 LT(3600만원), RS(3828만원), 프리미어(4091만원) 등 AWD(사륜구동) 옵션이 들어간 3개 트림 중 최상위 모델이다.

외관은 쉐보레 특유의 강인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전면은 전작과 달리 가로로 얇고 길게 뻗은 LED 헤드램프가 위아래로 분리돼 날카로운 인상이다. 측면은 큰 변화는 없지만, 이쿼녹스만의 균형미와 새롭게 디자인된 19인치 휠이 인상적이다. Y자 형태의 후면 테일램프는 쉐보레가 북미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중형 SUV인 블레이저와 같이 세련된 모습이다.

실내는 완성도가 높다.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 4.2인치 클러스터, 8인치 디스플레이는 약간 올드한 느낌이지만, 시인성·터치감 등 기능적인 부분은 만족스럽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의 무선 연결도 빠른 편이다. 다만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서라운드 뷰 등 옵션을 선택할 수 없는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쉐보레의 중형 SUV '더 넥스트 이쿼녹스' 실내.<사진=김병훈 기자>

실내 공간은 기대 이상이다. 제원상 휠베이스(축거)는 2725mm로 경쟁 모델인 티구안(2680mm)과 라브4(2690mm)는 물론 체로키(2720mm)보다도 긴 수준이다. 실제로 2열에 앉으면 머리 공간과 다리 공간이 여유로워 대형 SUV를 탄 듯한 느낌이다. 2열 바닥은 전기차처럼 평평한 형태로, 성인 3명이 나란히 앉아도 큰 불편함이 없을 것 같았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847ℓ인데,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1800ℓ까지 늘어난다. 풀 플랫 기능과 2열의 220V 인버터, USB 포트 등을 활용하면 차박·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한 킥 모션으로 손쉽게 트렁크를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옵션의 경우 프리미어 트림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신형 이쿼녹스에는 1.5ℓ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발진 가속 시 가속력은 평이한 수준이지만, 매끄럽게 치고 나간다. 전륜구동 상태에서는 경쾌하게, 사륜구동을 선택하면 묵직하게 느껴지는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저속 구간은 물론 고속 구간에서도 재가속을 시도할 때 속도를 차분히 끌어올린다. 변속 반응은 꽤 부드러운 편이다.

가장 만족도가 큰 부분은 승차감이다. 코너 구간에서 핸들을 빠르게 돌려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줘 몸이 좌우로 크게 쏠리지 않는다.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쉐보레는 주행 중에 발생하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을 기본 적용했다고 한다. 경고음 대신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햅틱 시트의 경우 진동이 한층 세련되게 다듬어진 느낌이 들었다.

시승을 마친 후 최종연비는 11.4km/ℓ가 나왔다. 더 넥스트 이쿼녹스 1.5 가솔린 AWD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10.6km/ℓ다. 신형 이쿼녹스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모델로, 국내 중형 SUV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3종 저공해차 인증을 통한 공영주차장 50% 할인 등 세제 혜택과 함께 전국 400개 이상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수입 중형 SUV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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