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BTS 등 한류스타 마케팅 활용해 승승장구
코로나19로 상황 급변…비용 절감 위해 마케팅 '스톱'
내수판매·역직구 등 돌파구 마련했지만 불확실 여전
신동빈 회장도 "성장·수익 위해 고민해달라" 주문
롯데면세점은 많은 광고 모델을 기용하기로 정평이 난 곳이다. 배용준, 최지우, 지창욱, 이민호, 이종석 등 배우를 비롯해 방탄소년단, 엑소, 트와이스, 슈퍼주니어, 황치열 등 유명 가수들이 롯데면세점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국가별로 인기있는 연예인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모델과 계약을 맺는 '다(多)모델 전략'을 취했다.
시초는 '겨울연가'로 인기를 누린 배용준을 모델로 기용하면서다. 당시 롯데면세점은 드라마 겨울연가 관련 상품들을 엮어 관광 콘텐츠로 개발해 이른바 '욘사마' 특수를 누렸다. 16년간 지속해온 모델들을 내세운 패밀리콘서트는 내외국인 119만명이 다녀갔다. 단순 모델을 기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익 창출로 이어져 롯데면세점을 두고 '한류 마케팅의 교과서'라 불렀다.
모델을 내세운 K컬처 마케팅은 이갑 대표가 수장에 오른 이후에도 계속됐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BTS를 모델로 세웠다. 코로나19 상황인 것을 감안해 작년까지 비대면 패밀리콘서트도 개최했다.
하지만 현재 롯데면세점은 모델을 쓰지 않고 있다. 비용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 호텔롯데는 한해 광고선전비로 600억원 이상 지출했던 기업이다. 그러나 작년 200억원대로 비용이 급감했고, 올해 1분기에는 판관비에서 광고선전비 항목이 삭제됐다.
롯데면세점 측은 "관광객이 찾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모델을 기용하는 것이 큰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직전인 지난 2019년 롯데면세점의 한해 매출은 6조103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자 이듬해 매출은 반토막 났다. 팬데믹 2년간 영업손실액은 200억원대에 달한다.
위기 돌파를 위해 롯데면세점은 해외 직소싱 온라인몰 '엘디에프 바이(LDF BUY)'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직소싱몰은 호주 법인이 직접 운영한다. 호주 법인은 다윈, 브리즈번, 캔버라 공항점 3곳과 시내 면세점 1곳을 운영해오다 코로나로 매출이 급감했다.
엘디에프 바이를 운영하게 된 것은 '트래블 리테일러'로 면세점 외에 외연을 키워야 한다는 이 대표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줄곧 '트래블 리테일 글로벌 1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현재의 위기를 변화해야 하는 시대의 요구로 받아들이고 5년, 10년 뒤 바뀐 세상에서 롯데면세점이 어떠한 회사가 될 것인지 진정성 있는 고민과 미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글로벌 면세사업자 중에는 면세업 외에 여행업 등 연관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다수 있다. 스위스의 듀프리가 대표적이다.
지난달에는 면세 업계에서 가장 먼저 역직구 플랫폼도 열었다. 관세청이 해외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면세점의 온라인 국산품 판매를 허용한 것에 따른 조치다.
엔데믹으로 2년 만에 공항 면세점이 문을 열고 단체 관광객이 돌아왔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코로나 재확산은 물론, 환율 문제까지 겹쳐 이 대표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올해 1분기는 영업손실액이 753억원으로 늘어나 상황은 더 악화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내국인 대상 면세품 판매나 역직구는 수익 규모로 보면 크지 않지만 돌파구 차원에서 추진했다"라며 "단체 관광객 중에서도 씀씀이가 큰 인센티브 관광을 온 기업체 직원들을 유인하는 등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지난주 부산에서 VCM(옛 사장단 회의)을 개최했다. 이날 신동빈 회장은 "자본시장에서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원하는 성장과 수익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호텔사업군의 사업 체질 개선 사례를 언급하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변화를 주문했다. 이갑 대표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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