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SUV 명가’ 재건 가속…내년 전기차 시장 ‘정조준’

시간 입력 2022-12-15 07:00:04 시간 수정 2022-12-14 18: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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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렉스턴 스포츠 판매 ‘쌍끌이’
코란도 이모션 생산 내년 재개 전망
전기 SUV·픽업트럭 출시도 준비 중

KG그룹의 품에 안긴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졸업 이후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토레스의 흥행 돌풍과 렉스턴 스포츠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SUV 명가’ 재건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쌍용차는 내년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 ‘U100(프로젝트명)’ 출시를 시작으로 전동화 전환을 본격화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쌍용차의 올해 11월 내수·수출(CKD 포함)은 1만1222대로 전년 동월 대비 27.8% 증가했다. 올해 6월 이후 5개월 연속 내수·수출이 1만대를 넘어섰다. 그 결과 쌍용차의 올해 1~11월 내수·수출은 10만48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8.5% 늘었다.

쌍용차의 내수와 수출을 견인한 차종은 중형 SUV인 토레스다. 쌍용차가 올해 7월 국내에 출시한 토레스는 2018년 코란도 이후 4년 만의 신차로,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가 주도해온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토레스는 올해 7월부터 11월까지 불과 5개월 만에 2만16대의 내수·수출을 기록했다. 올해 1~11월 쌍용차 전체 내수·수출의 19.1%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토레스는 올해 10월에만 4726대가 국내에서 판매되며 국산 승용차 모델별 내수 판매 5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북미, 유럽 등 해외로 수출된 현대차 그랜저(4661대), 현대차 팰리세이드(4147대), 현대차 캐스퍼(3908대), 현대차 아이오닉6(3667대), 기아 K8(3613대)을 모두 제치고, 월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토레스가 쌍용차의 구원투수로 급부상한 건 노사가 합심한 영향도 한몫했다. 쌍용차는 토레스의 빠른 고객 인도를 위해 올해 7월 평택공장 생산라인을 주간 연속 2교대로 다시 전환했다. 지난해 7월 비용 절감 등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무급 휴업에 따른 1교대 전환 이후 1년 만이다. 쌍용차 노조는 올해 7월 여름휴가 기간 중 3일간 주말 특근을 실시해 토레스를 추가 생산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인해 토레스의 생산이 일부 차질을 빚은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쌍용차는 차량용 반도체 소자 부품 부족으로 인해 지난달 28일과 이달 8~13일 등 총 7일 동안 평택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이날부터 재가동에 돌입했다. 출시 초기 6개월이었던 토레스의 출고 대기 기간이 현재 10개월로 늘어난 만큼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생산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토레스와 함께 준대형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가 쌍용차 판매 실적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렉스턴 스포츠의 올해 1~11월 내수·수출은 3만5835대로, 같은 기간 쌍용차 전체 내수·수출의 34.2%를 책임졌다. 특히 렉스턴 스포츠는 국산 유일 픽업트럭으로,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의 경쟁 모델로 꼽히는 수입 픽업트럭인 쉐보레 콜로라도, 포드 레인저, 지프 글래디에이터가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하며 나머지 20%를 점유 중이다.

쌍용차 토레스.<사진제공=쌍용자동차>
쌍용차 토레스.<사진제공=쌍용자동차>

쌍용차는 내년 토레스 기반의 중형 전기 SUV인 ‘U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해 국내 전기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중국 전기차·배터리 생산 업체인 비야디와 협력해 U100에 탑재될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차량용 배터리 문제로 올해 4월 생산이 중단됐던 쌍용차의 첫 번째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의 생산도 내년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판매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토레스의 성공적인 해외 출시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내년 출시 예정인 U100을 필두로 한 전동화 모델에 대한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코란도의 후속작인 전기 SUV ‘KR100(프로젝트명)’과 대형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 출시도 준비 중이다. 2024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두 전기차는 쌍용차의 전동화 전환을 이끌 첨병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쌍용차 인수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의 ‘E-GMP’와 같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이른 시일 안에 내놓겠다고 선언한 만큼 향후 쌍용차가 전동화 부문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후발주자인 쌍용차가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현대차·기아와 같이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면 전동화 전환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쌍용차의 전기차 신차 개발 등을 위한 KG그룹의 추가 자금 투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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