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원자재가 줄인상 예고…건설사 타격 불가피

시간 입력 2022-12-27 07:04:00 시간 수정 2022-12-26 17: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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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가격 내년 1월 1일부터 20% 인상 등
공사비 증액 두고 조합과 갈등도…반영 쉽지 않아

내년 초부터 원자재 가격 인상이 예고되면서 건설사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연탄·시멘트·레미콘 등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은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져 건설사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사들이 발주처에 공사비 인상을 요구해도 물가변동 배제 특약에 따라 반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라북도레미콘조합은 레미콘 납품 대금을 내년 1월 1일부터 20% 인상한다. 조합은 전국 건설사에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고, 인상된 납품 가격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납품을 중단한다. 올해 원자재인 시멘트 가격을 비롯해 노무비·운반비 등이 오르고 있어서다.

쌍용C&E, 한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시멘트 3사는 시멘트 가격 인상을 내년 1월로 예고했다. 당초 11월부터 인상하려던 데서 중소레미콘업계 비상대책위원회의 반발에 따라 2개월 뒤로 연기한 것이다. 이 시멘트사들은 14~15% 수준의 가격 인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원자재·노무·장비 등 종합적인 공사비를 나타내는 건설공사비지수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들어 140도 넘어섰다. 이 같은 상승률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를 대상으로 2015년의 물가를 100으로 놓고, 세부 투입자원에 대한 물가변동을 추정하기 위해 작성된 자료다.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건설자재 가격 등락을 알 수 있어 건설물가변동도 예측 가능하다.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신용평가는 도급 공사에서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하면 건설사의 영업이익률은 약 3%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미 건설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공사비 증액을 두고 조합과 갈등을 빚는 곳도 늘고 있다.

GS건설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메이플자이) 공사비를 기존 93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4700억원 올려달라고 조합에 요청했다. 여기에는 설계 변경으로 늘어난 공사비와 물가 상승률 등이 포함됐다.

다만 조합은 물가 상승에 따른 증액분(1800억원)의 경우, 반영 조건이 ‘도급 계약 후부터 착공 전까지’로 착공 후 물가 상승률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도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래미안원베일리) 공사비를 기존 1조1277억원에서 2500억원 올려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에 조합은 상가를 일괄 매각하기로 했지만 조합원 내부에서도 이견이 커 내홍을 겪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공사는 물가변동에 따른 공사 금약조정이 규정돼 있다”며 “다만 민간공사의 경우 발주자들이 물가변동 계약금액 조정 조항을 없애거나 배제하는 특약을 두고 있어 공사비 증액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건설사의 이익은 사라진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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