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역대 최대 1.2조 투자 유치… 사우디 빈 살만, ‘K-콘텐츠’에 공격적 투자

시간 입력 2023-01-12 18:01:34 시간 수정 2023-01-12 18: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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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조2000억 가량의 투자를 유치해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최근 카카오엔터에 총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키로 합의했다. 여기에 국내 사모펀드 H&Q코리아가 1000억~2000억원의 투자금을 더한다. 이로써 카카오엔터는 최대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게 됐다.

카카오의 12일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운용자금(약 6000억원)과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약 6000억원) 조달을 위해 1조1539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해당 공시 내용에 따르면, 신주는 보통주 452만 3354주이며 신주 발행가액은 25만 5116원이다.

이는 카카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다. 특히 지금까지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 진행된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는 지난 2017년 카카오 본사가 유치한 1조800억원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권(GDR)이었다.

또한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는 조 단위를 넘어가는 수준의 해외 투자가 이뤄진 전례가 없어, 국내 콘텐츠 기업의 해외 투자 유치 사례 중 최대 수준의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업계는 이번 투자 진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향후 추가적인 대규모 해외 자금 유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측에 따르면 이번 투자를 통해 확보된 금액은 스토리·미디어·뮤직 등의 글로벌 사업에 집중 투자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는 ‘IP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웹툰‧웹소설 IP를 기반으로 북미, 아세안, 중화권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각 지역에서 빠른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다.

또한 프리미엄 콘텐츠 기획·제작에 역량을 집중하고, 안정적인 국내 성장을 바탕으로 K-팝 음원·아티스트 기획, 제작, 유통을 포함해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밖에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격적 인수합병(M&A)도 예상된다.

한편, 카카오엔터는 영화‧드라마 제작사, 연예기획사 및 웹툰‧웹소설 등 지적재산권(IP) 분야에서 인수합병 절차를 밟으며 몸집을 키워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 엔터 대기업인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인수를 노렸으나, 인수 금액 등에 대한 의견차이로 불발된 적이 있다. 카카오엔터는 이번 투자 자금을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위해서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K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수출을 견인토록 한다는 정부의 K 컬처 성장 전략에 발맞춰 카카오가 보유한 디지털 네트워크 노하우와 K-콘텐츠를 융합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리딩 컴퍼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의 대규모 투자 유치에 무엇보다 큰 힘을 더한 것은 사우디 국부펀드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최근 한국 콘텐츠 사업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1971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다. 최근 국내를 방한해 주목을 끈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의장을 맡고 있으며, 총 자산은 약 841조원(6200억 달러)에 달한다. 빈 살만은 기존의 석유 위주 산업구조에서 탈피한다는 목표로 최근 들어 투자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IT, 게임, 문화예술 업계가 빈 살만의 주된 ‘투자 쇼핑’ 대상이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올해 들어 다양한 한국 기업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다수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국내 게임업체 중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에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해 6월에는 사우디 정부가 CJ ENM과 문화협력 협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8월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메타버스 사업 협력을 약속하며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진행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또한 사우디 국부펀드는 올해 초 전 세계 게임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로 관련 법인 ‘새비 게이밍 그룹’을 출범시켰다. 사우디 정부도 자국의 디지털 콘텐츠 시장 활성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이그나이트(Ignite)’를 발표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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