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으로 번진 ‘혁신점포’, 디지털 소외계층 포용은 미진

시간 입력 2023-02-26 07:00:03 시간 수정 2023-02-24 10: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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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도 편의점 내 혁신점포 개설…화상상담 기기 비치
점포 축소 대안 방안이라지만…고령층 접근성 낮아

BNK경남은행 창원시 월영마을 디지털혁신점 내부. <사진=BNK경남은행>
BNK경남은행 창원시 월영마을 디지털혁신점 내부. <사진=BNK경남은행>

시중은행에서 시작된 혁신점포 설립 바람이 지방은행으로까지 번졌다. 은행권은 늘어나는 비대면·디지털 수요에 맞춰 일선 영업점을 줄이고 혁신점포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 악화는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로 남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BNK경남은행은 코리아세븐과 협업해 편의점 특화점포인 ‘디지털혁신점’을 개점했다.

경남은행은 세븐일레븐 편의점 내에 직원과 화상 연결할 수 있는 디지털데스크 2대를 비롯해 자동화기기(ATM) 4대와 고객라운지 등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입출금, 통장정리 등 기본 업무와 예·적금 상담, 카드발급 등 대면채널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경남은행 측은 설명했다.

지난 2021년부터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유통업계과 손잡고 은행 업무 처리가 가능한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권 점포축소 설립 움직임은 지난해 대구은행을 시작으로 이번 경남은행까지 지방은행에도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이 혁신점포를 설립하는 배경으로는 비용 절감이 꼽힌다. 이들 은행은 줄어든 오프라인영업점을 대신해 혁신점포를 설립, 인건비를 아끼면서도 영업점과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편의점에 점포를 설립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은행권이 유통업계와 혁신점포를 공동 설립하며 체결한 공동마케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아직 혁신점포가 일선 영업점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디지털 기기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 고객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저하된다는 문제도 있다.

금융경제연구소의 ‘은행 영업점 축소 파급효과 분석과 은행권 대응방안’ 보고서는 “디지털 기기에 미숙한 고령 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사기 집중화가 두드려졌다”며 “메신저 및 스미싱 피해가 급증해 2022년 은행권 보이스 피싱 민원은 전년 동기보다 84.9%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이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 제고를 위해 혁신점포 내 안내 직원을 배치하고 있다지만, 이 같은 조치가 고령층의 실제 이용으로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점포축소에 우려를 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진단 및 향후계획’ 세미나 참석 후 “은행들은 취약 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을 알고도 점포를 폐쇄하거나 신규 고용창출을 줄여 비용을 절감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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