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 정부 눈치만 볼게 뻔해”…KT 주가 급락, 소액 주주들 반발 확산

시간 입력 2023-02-27 17:58:09 시간 수정 2023-02-27 17: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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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식·김종훈 등 KT·ICT 경력 ‘전무’…차기 대표 유력설까지 돌아
조승래 의원 “尹 정권, KT 사장 선임 노골적 개입…정부가 연임 포기 종용”
2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소액주주들도 뿔났다

<출처=연합뉴스>

최근 구현모 KT 대표가 정치권의 압박에 못 이겨 연임 도전을 포기한 이후, 전문성 없는 친여권 인사들이 KT 사장 유력 후보로 언급되면서 야권과 소액주주들의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KT에서 근무한 이력이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경력이 전혀 없는 인물들이 KT 차기 대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윤 전 장관의 경우 유력 후보라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산업부 장관을 거쳐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정책실장, 18대·19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해 대선 당시엔 윤석열 후보 상임고문으로 활약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특별고문을 맡기도 했다.

이외에도 KT 경력이 있는 권은희 전 의원,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과 교수 출신으로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을 지냈던 김성태 전 의원도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의 경우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IT 특보로 활동, 현재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이처럼 기업경영 실적이나 전문성 보다는 친여권 인사들이 주요 후보자로 부상하면서, 정치권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성명문을 내고 “윤석열 정권은 KT 사장 선임 과정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며 “여당 국회의원은 연일 KT 사장 선임을 문제 삼았고, 정부는 국민연금을 앞세워 연임 포기를 종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구 대표가 사퇴한 자리에는 자연스럽게 낙하산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장관, 차관을 지냈거나 국회의원을 역임한 올드보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KT 등 민간 기업의 인사 문제 개입을 그만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소액주주들도 CEO 리스크로 인한 주가 하락과 낙하산 인사로 인한 주주가치 하락을 우려하며 분노하고 있다. 실제로 KT 주가는 27일 종가 기준 2만9950원(-1.64%)으로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갱신했다. 지난 23일 오후 4시경 구 대표의 후보 사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음날인 24일 장초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3만450원(-3.94%)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앞서 구 대표 취임 당시인 2020년 3월 30일 KT 주가는 1만9700원였지만, 그해 디지코 전략을 선언하고 지난해 8월 1일 3만8350원을 찍으면서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당시 주가 상승에 대해 구 대표가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을 통해 AI, 미디어 등 신사업 육성에 힘쓴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 KT 소액주주는 “친여권 낙하산 인사가 차기 대표가 된다면 주주가치 보다는 정부 정책을 우선으로 경영할 것”이라며 “구 대표가 추진하던 신사업 전략들이 힘을 잃을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주주들은 포털사이트서 카페 등을 개설하고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KT 이사회는 사외후보 18명, 사내후보 15명 등 총 33명에 대한 심사를 거쳐,  1차 면접 대상자 8~9명을 28일 발표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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