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사비 검증제도 강화
시공사, 검증 기간·항목 부당 vs 조합, 시공사 비협조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 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의 공사비검증제도 개선을 놓고 건설사와 도시정비 조합이 갈등을 빚고 있다. 건설업계는 검증 절차 개선을 요구하는 반면, 조합은 건설사들의 협조가 없는 한 제도 개선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사비 검증제도는 공사비 검증역량이 떨어지는 조합을 상대로 시공사가 공사비를 부당하게 높이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2019년 4월 도시정비법 개정과 함께 도입됐다. 한국부동산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검증을 수행해 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공사비 검증 업무 대행기관로 지정했다. 또한 공사비 갈등 중재 자문기구를 구성하고,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도 파견할 계획이다. 자문기구와 코디네이터는 공사비 검증 결과에 대한 조합과 시공자의 소명·이의제기·협의 등의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다.
건설업계는 공사비 검증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검증 이행 시간과 감액 항목을 꼽았다.
허종식 의원실에서 한국부동산원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최초 제출일에서 회신일까지는 평균 160일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증 접수일부터 최종 결과 회신일까지는 평균 65일로, 국토교통부가 60~75일로 정한 기준에 부합한다. 다만 최초 제출일 이후 서류 보완 등을 거치면 접수일까지는 평균 95일이 걸렸다.
건설업계 관계자 A씨는 “공사비 증액에 대한 최초 신청 이후 검증결과를 받는 날까지 6개월 가까이 걸리는 건 조합·시공사 모두에게 큰 부담”이라며 “검증 절차의 표준화·효율화·신속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공기 연장에 따른 여유 비용 △공사의 특수성 △기존 내역서의 오류로 인한 실투입 비용 증가 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건설사가 조달하는 가격보다 더 저렴한 ‘인터넷 최저가’를 바탕으로 공사비를 깎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공사기간이 길어지면서 노무비·장비비 등이 추가로 발생하는데, 이 여유 비용들이 인정되지 않은 항목이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조합 측은 건설업계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서울시 내 조합 관계자 C씨는 “시공사가 공사비 검증에 비협조적이고 ‘원가 공개 불가’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는 서류도 많다”며 “그러니 검증 절차 시간도, 감액 항목도 늘어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검증기관에서 감액 권고를 받고 실제로 감액 한 곳(사업장)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감액 권고로는) 조합이 증액 요청을 막을 수 없음에도 시공사가 검증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서울시는 공사비 검증절차 명확화·공사비 검증 미이행 처벌규정 신설 등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건의했지만 개선된 것은 없다. 공사비 검증제도와 그 결과를 둘러싼 조합과 건설사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EO스코어데일리 / 나혜린 기자 / redgv237@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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