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의 신한금융, 조직구조 ‘혁신’ 속 이사회 ‘안정’ 꾀해

시간 입력 2023-03-14 17:55:46 시간 수정 2023-03-14 17: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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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올해 주총에 신규 사외이사 후보 전무
임기 만료되는 8인 재선임 예정
사외이사 기존 12명에서 9명으로 줄어…재일교포·사모펀드 동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 조직개편 등으로 혁신을 꾀한 신한금융그룹이 이사회 구성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불확실한 대내외적 환경이 이어지는 만큼, 곧 그룹 수장에 오르는 진옥동 내정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그룹 중 올해 주주총회에 신규 사외이사 후보가 없는 곳은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신한금융은 오는 23일 예정된 제22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8명을 재선임할 예정이다.

재선임 대상 사외이사는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 명예교수, 배훈 변호사법인 오르비스 변호사,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용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 이윤재 전 KorEI 대표, 진현덕 페도라 대표,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윤재원 홍익대 경영대 교수 등이다.

대신 사외이사 규모는 기존 12명에서 9명으로 줄였다. 올해 초 자진 사퇴한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과 임기 6년을 채운 박안순 일본 대성상사 회장, 사외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한 허용학 퍼스트프릿지스트래티지 대표의 후임은 정하지 않았다.

신한금융의 사외이사 재선임은 그동안 금융당국이 요구해온 지배구조 개편의 수준보다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의결권자문사인 ISS 역시 “신한금융 현 사외이사진은 지배구조와 위험 관리에서 실패했다”며 재선임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1월 2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2023년 신한경영포럼’.<사진=신한금융그룹>

다만 올해 조용병 회장에서 진옥동 내정자로 세대 교체된 만큼, 사외이사 재선임은 경영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신한금융은 주요 계열사 CEO를 대거 ‘젊은 피’로 교체한 데 이어, 슬림화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신한금융은 혁신 경영을 바탕으로 올해 탈환한 리딩금융 지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진옥동 내정자는 “변화와 도약을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높이는 선한 영향력 1위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10년간 꾸려왔던 ‘매트릭스 체제’를 과감히 해체하고 그룹원신한부문과 그룹신사업부문을 신설, 미래 성장 동력 확보 기능을 세분화했다. 또 ‘Breakthrough(돌파구) 2023, 변화와 도약’을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7대 핵심 전략 과제를 재정립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조직개편이나 이사회 구성 등에는 진옥동 내정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경영 혁신으로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섬과 동시에, 사외이사진 유지로 경영 안정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이 사외이사 규모를 줄인 것만으로도 지배구조 개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주총 이후 재일교포 측 사외이사 구성원이 기존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면, 사모펀드 추천 사외이사 구성원과 동수를 이루게 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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