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금통위원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 매개체인 언론 역할 중요”

시간 입력 2023-03-16 17:59:08 시간 수정 2023-03-16 17: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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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금통위원, ‘통화정책 효과와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 주제 강연
“중앙은행 소통, 통화정책 효과와 기대인플레이션 영향”
“대중, 언론 통해 정보 접근”…언론 역할 강조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16일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은행 대회의실에서 ‘통화정책 효과와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한국은행>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16일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은행 대회의실에서 ‘통화정책 효과와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한국은행>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은 통화정책 효과를 결정하며 언론은 이 과정에서 대중에게 정책뿐만 아니라 경제 상황에 대한 추가적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매개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6일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은행 대회의실에서 ‘통화정책 효과와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기영 금통위원은 2021년 10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 합류했다. 금융시장과 국제금융, 거시경제 부문에서 연구실적을 쌓아온 전문가로 거시금융·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다양한 정책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한은 통화정책 수행에 기여하고 있다.

박 금통위원은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중앙은행 소통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소통이 통화정책 효과는 물론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가계와 기업과 거시적 불확실성에도 영향을 줘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 원활한 의사결정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의 소통이 중요한 의제로 부상하기 시작한 건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이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나 영국 영란은행 등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은 소통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모호성’을 택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도래한 2008년 이후 전통적 정책 수단인 금리 외에 양적완화 등 새로운 정책 수단이 등장하면서 경제 주체의 이해를 높이고 정책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소통의 필요성이 커졌다.

박 금통위원은 소통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적절한 정보의 양과 전달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중의 경우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정책 이해도가 달라진다”며 “중앙은행이 일반 대중에게 가급적 쉽고 층화된 소통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중이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제공한 경제 전망이나 예측이 실제와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 중앙은행의 정책적 신뢰성을 상실할 수 었어 문제”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층화된 소통 방식 우수 사례로 2017년 영란은행이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적용한 소통전략을 꼽았다. 영란은행은 비전문가 집단과도 소통할 수 있도록 쉽게 작성된 부분을 추가했고 도표로 쉽게 요약하고 단정적 표현 비중을 늘렸다. 이에 따라 이전 발표 때보다 방문자 수가 두 배 증가했고 통화정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다.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박 금통위원은 대중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매개체인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유튜브, 블로그,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소통에 나서고 있지만 대중은 여전히 언론을 통해 중앙정책 정보를 접한다”며 “통화정책과 관련한 기사에는 많은 정보가 내포돼 있고 경제 현안에 대한 추가적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대중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란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은행 소통이 기사의 양과 깊이를 일부 결정한다”며 “정책 발표를 통해 일반인이 언론을 통해 기사를 볼 확률이 높고 기사를 접하지 않은 사람보다 경제 변수 수치를 더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평가했다.

한편 박 금통위원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같은 금융시장 현안에 대한 개인적 견해도 밝혔다. SVB 사태에 대해선 “안전자산인 국채 비중이 높았고 미국 주택시장이 좋아 주택저당증권 부실화 가능성도 낮았지만 장·단기 자금운용, 이자율 헷징(위험회피)과 같은 은행의 기본적인 원칙을 놓쳤기 때문에 파산으로 이어졌다”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좀 더 두고봐야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채권 보유 가치나 이자율 헷지 정보 공개를 어디까지 해야할지 논의가 오고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 금리산정에 관여하는 것에 대해 “개입할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은행은 지급결제서비스처럼 공공적인 측면이 있고 공정한 경쟁,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금리산정이 적절한지 과도한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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