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 건전성 악화…SBI·KB·한투저축은행, BIS비율 1%p대↓

시간 입력 2023-03-30 07:00:13 시간 수정 2023-03-29 17: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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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가중자산 규모 증가 영향으로 BIS비율 감소
한투저축銀, 위험가중자산 규모 30%대↑

국내 주요 저축은행 10곳의 BIS자기자본비율이 전년 대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위험가중자산까지 불어난 영향이다.

BIS비율은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위험가중자산)를 자기자본을 통해 얼마나 흡수 가능한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시장에서는 BIS비율이 높을수록 손실에 대비한 자본여력이 높아 자본적정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다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자산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상상인·모아·KB저축은행)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의 평균은 11.94%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2.05%) 대비 0.12%p(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곳은 SBI저축은행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SBI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3.3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4.70%) 대비 1.32%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KB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 역시 1%포인트대의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KB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26%포인트 감소한 12.61%, 한국투자저축은행 1.06%포인트 감소한 10.93%로 확인됐다.

다올저축은행 또한 전년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올저축은행의 지난해 4분기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은 11.86%, 전년 동기(12.70%)보다 0.84%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밖에 6개 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BIS자기자본비율이 개선됐다. 특히 웰컴저축은행의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웰컴저축은행의 지난해 4분기 12.87%의 BIS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1.35%) 대비 1.52%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웰컴저축은행의 뒤를 이어 개선폭이 큰 곳은 모아저축은행이었다. 같은 기간 모아저축은행의 BIS비율은 0.73%포인트 증가한 13.12%로 집계됐다. 이외 △OK저축은행 11.27%(전년 동기 대비 0.51%포인트 증가) △페퍼저축은행 11.14%(0.39%포인트 증가) △상상인저축은행 11.26%(0.15%포인트 증가) △애큐온저축은행 10.91%(0.03%포인트 증가) 등의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감소한 것은 위험가중자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위험가중자산이란 금융사가 보유한 자산을 유형별로 나눠 각각의 위험성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 값이다. 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운데 실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된다.

실제 10대 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 규모는 1년새 10조원 가량 불어났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대형 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 규모 총합은 61조945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52조872억원) 대비 9조8583억원(18.93%) 급증한 수준이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SBI저축은행인 것으로 확인됐다. SBI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 규모는 13조7892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9607억원)보다 2조8285억원(25.81%) 불어났다.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 규모 역시 2조원대의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 규모는 2조1687억원(32.23%) 늘어난 7조8410억원으로 집계됐다. 10대 저축은행 중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이 30%대의 수준을 보인 곳은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유일했다.

이밖에 다올저축은행도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증가했다. 다올저축은행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위험가중자산규모는 4조1583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528억원)보다 9055억원(27.84%) 늘어났다.

BIS자기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산출한 값이다. 금융사의 자본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금융감독원 규정에 따르면 자산 1조원이 넘는 저축은행은 BIS비율을 8% 이상 유지해야 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규정에 따랐을 때 저축은행의 BIS비율 악화세는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유동성 축소로 기업·개인을 불문하고 거래자의 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일부 약화됐다”면서도 “다만 비예상손실에 대비한 BIS비율은 법정 기준치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재무적 안정성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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