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지배구조 진단] ⑮DL그룹, 2021년 지주사 체제 전환…이해욱 회장, 지배력 강화

시간 입력 2023-05-11 07:00:01 시간 수정 2023-05-11 07: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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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지주세 체제 전환 마무리하면서 순환출자 구조 해소
DL은 지주사 역할, DL이앤씨·DL케미칼·DL에너지는 중간 지주사 역할
이해욱 회장, 최상단 회사 대립 지분 52.26%로 최대주주

DL그룹은 2021년 1월 지주사 체제를 완성했다.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그룹명도 대림에서 DL로 변경했다.

DL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DL이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됐다. DL이앤씨·DL케미칼·DL에너지는 중간 지주사로 각각 건설, 석유화학, 에너지 등 각 사업별 역량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이해욱 DL그룹 회장의 지배력도 강화됐다. 이 회장은 DL그룹의 최상단 회사인 대림의 최대주주로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으로 사업별 독립적 구조 완성

DL그룹은 2021년 1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졌다. 기존 대림산업에서 건설사업부문이 인적분할되면서 DL이앤씨가 탄생했고, 석유화학사업부문은 물적분할돼 DL케미칼이 설립됐다. 대림산업은 분할 후 DL로 변경됐다. DL은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지주사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DL이앤씨와 DL케미칼도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됐다. DL이앤씨는 DL건설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그룹 내 건설사업을 담당한다. DL케미칼은 DL FnC와 디렉스폴리머를 자회사로 두면서 석유화학사업을 맡고 있다. DL에너지도 중간 지주사로 그룹의 에너지사업을 담당한다.

이로써 기존 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대림건설로 이어지는 구조가 대림→DL→DL이앤씨→DL건설로 이어지는 구조로 변경됐다.

DL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사업별로 독립적인 구조를 갖추게 됐다. 건설·석유화학·에너지 등 각 사업별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 구축도 가능하게 됐다. 또 책임경영이 가능해졌다. 이전에는 한 사업부문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사업부문에서 이를 상쇄하면서 분산효과가 발생했지만 분할 이후에는 본연의 사업의 실적만 반영되면서 책임이 명확해졌다. 또 DL그룹은 지배구조 변화를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해욱 DL그룹 회장. <사진제공=DL>
이해욱 DL그룹 회장. <사진제공=DL>

◇대림, DL 지분 늘리며 이해욱 회장 지배력도 강화

이해욱 회장은 그동안 그룹 지배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지배력도 강화됐다.

이 회장은 DL그룹 최상단 기업인 대림의 최대주주다. 이 회장은 대림의 지분 52.26%를 확보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전에는 대림이 DL 지분을 21.67%을 가지고 있어 지배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인적분할과 지분스왑을 통해 지분을 크게 높였다.

지주사로 전환하며 인적분할을 진행하게 되면 모회사 주식이 지주사와 자회사에 동등한 비율로 분할 배분된다. 이에 DL의 지분 21.67%을 보유한 대림은 DL과 DL이앤씨를 각각 21.67%씩 보유하게 됐다.

지분스왑도 진행했다. DL은 2021년 5월 DL이앤씨 보통주 공개매수에 나섰다. 공개매수에는 사실상 대림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대림이 보유한 DL이앤씨 보통주 전량(419만5039주)을 현물출자해 DL 신주 551만4601주를 교환받으면서 대림의 DL 지분은 기존 21.67%에서 42.3%까지 높아졌다. 대림이 DL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회장의 지배력도 강화된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이 회장의 DL그룹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대해 인정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을 발표하면서 DL그룹 동일인을 이준용 명예회장에서 이해욱 회장으로 변경했다.

공정위는 이 회장이 2019년 회장에 취임했고, DL그룹 최상단 회사 대림 지분 52.26%를 보유한 최다출자자로서 의결권을 확보한 점, 2021년 이후 경영상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했던 점을 들어 동일인을 변경했다.

재계 관계자는 “DL그룹은 그동안 이 회장의 지배력이 약해 경영권 분쟁이 생기면 실질적으로 방어가 어려웠다”면서도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러한 약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 천명

DL그룹은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도약하겠다고 밝히고 각 사업별로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DL이앤씨는 고수익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친환경과 원전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DL케미칼은 지난해 8월 탈탄소 사업 전문회사인 카본코를 설립했다. 카본코는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사업과 함께 친환경 수소·암모니아 사업도 추진한다. 호주를 시작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해 CCUS 사업에서 2024년까지 누적 수주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을 위해서도 투자를 결정했다. DL이앤씨는 지난 1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에 대해 2000만달러 규모의 투자했다.

DL케미칼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DL케미칼은 지난해 3월 미국 화학회사인 크레이튼 지분 100%를 16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스페셜티’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윤활유, 의료용 신소재 등 진출을 통해 2025년까지 ‘글로벌 톱20 석유화학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DL에너지는 미국, 호주,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요르단, 칠레 등 해외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글로벌 발전사업 디벨로퍼로 거듭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L그룹이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며 “재무구조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향후에도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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