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시중보다 높은 가격으로 철근 구매
가격 인하 반영 위해 계약 변경 및 취소 요청
철강사, 계약 변경 어려워…신규 계약 시 반영

대형 건설사와 철근을 생산하는 철강사들이 철근 가격을 놓고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건설사들은 철근 기준가격이 시중 유통가격보다 낮아진 만큼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철강사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통가격보다 높아진 건설사 기준가격
18일 업계에 따르면 8월 철근 건설사 기준가격은 톤당 95만4000원으로 지난달과 동일하다. 철근을 만들어 판매하는 철강사들은 철스크랩(고철), 전기요금 등 원가를 계산해 매달 기준가격에 변동을 주고 있다. 올해 철근 1톤당 건설사 기준가격은 △1월 95만3000원 △2월 95만3000원 △3월 95만3000원 △4월 97만4000원 △5월 97만9000원 △6월 97만9000원 △7·8월 95만4000원이다.
대형 건설사들과 철강사들은 이 기준가격을 토대로 주로 직거래를 해왔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직거래를 통해 시중 유통가격보다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철근을 확보할 수 있고, 철강사들은 안정적으로 판매 물량을 유지할 수 있어 직거래는 서로 ‘윈윈’이었다. 철강사들은 특히 시공능력평가순위 1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직거래 물량을 늘려왔다.
그러나 6월부터 철근 기준가격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통가격보다 높아지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철근 시중 유통가격은 5월 1톤당 98만5000원으로 기준가격보다 높았지만 △6월 95만4000원 △7월 90만7500원 △8월 87만2500원으로 낮아졌다. 6월 톤당 2만원 수준이었던 가격차도 8월 8만1000원까지 벌어졌다.
가격 역전은 철근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철근 국내 판매량은 485만8000톤으로 전년 동기 499만7000톤에 비해 13만9000톤(-2.8%) 감소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철근 수요도 줄고 수입산 철근 유입도 늘어나면서 유통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해 건설사 기준가격이 유통가격보다 톤당 7만~8만원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건설사와 철강사 의견 엇갈려
대형 건설사들과 철강사들은 통상 철근을 연간 단위 또는 물량 단위로 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시중 유통가격이 낮아진 만큼 계약을 취소하거나 변경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원자재 가격에서 철근이 차지하는 비중은 15~20% 수준으로 높다”며 “시멘트와 인건비 등 원가가 전체적으로 올라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철근 가격을 낮추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시중에서 철근을 구매하는 중소형 건설사들에 비해 직거래를 하고 있는 10대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일부 건설사들은 수입산 철근을 구매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철강사들은 계약 취소나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규 계약에 이를 반영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건설사와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 건설사들이 시중가격보다 낮게 구매할 때는 이득을 봤다”며 “철강 업황은 다양한 변수가 있고 9월 성수기에 진입하게 되면 다시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는 만큼 당장 계약에 변동을 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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