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호황에도 웃지 못하는 K-조선…“중국 추격 거세진다”

시간 입력 2024-07-10 17:45:00 시간 수정 2024-07-10 15: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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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반기 전세계서 615척 수주…한국 제치고 1위 올라
카타르 LNG선 대규모 수주 성공…정부 지원으로 기술력↑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을 맞은 가운데 최근 친환경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은 압도적인 내수 물량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기술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10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상반기 누적 수주에서 1540만CGT(615척, 점유율 64%)로 594만CGT(132척, 점유율 25%)의 한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달 수주 실적만 놓고 보면 중국이 190만CGT(74척, 78%)를 수주한 반면, 한국은 22만CGT(8척, 9%)에 그치며 이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가 부진한 이유는 선별 수주 전략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미 4년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무분별한 저가 수주 경쟁을 지양하고 있는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는 올해 1분기 기준 130조원을 넘는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선가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지난달 말 신조선가 지수는 187.23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신조선가 지수는 새로 발주되는 선박의 가격을 지수화한 지표로, 통상 지수가 오르면 조선사들의 수익성도 개선된다.

HD현대삼호가 건조해 2024년 인도한 17만4000㎥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중국의 추격을 견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대규모 수주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국내 조선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중국 국영조선공사(CSSC)의 자회사인 후둥중화는 올해 초 카타르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8척(Q-Max급)을 처음으로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인 LNG 운반선의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셈이다.

후둥중화는 해당 수주로 기술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후둥중화조선이 건조했던 LNG선 글래드스톤호는 지난 2018년 호주 인근 해역에서 엔진이 고장 나 폐선된 바 있다. 이에 올해 5월까지 중국의 LNG선 수주 물량은 총 223만CGT(20척)로 지난해 연간 실적 뛰어넘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5월 공개한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생산, 조달, 연구개발,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조선업 가치사슬(밸류체인) 종합경쟁력 평가에서 90.6점을 얻어 한국(88.9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의 경우, 기술력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지만 저가 공세로 컨테이너선을 위주로 수주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기술 격차 벌리기 위해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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