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출신 마창민 전 대표 이어 서영재 대표 사임 의사
후임엔 지난달 취임한 박상신 DL건설 대표 겸임 유력
업계 “건설업 경험 전무해 건설 사업 부담 컸을 것”

LG전자 출신인 서영재 DL이앤씨 대표가 취임한 지 약 2개월 만에 돌연 사임했다. 서 대표는 마창민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LG전자 출신이다. 선임 당시 건설에 대한 경험이 전무해 대형건설사 수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았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 대표는 최근 회사 측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겠다고 밝히고, 회사도 이를 수리했다.
서 대표는 지난 4월 DL이앤씨의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5월 10일 정식 취임했다.
DL이앤씨는 그를 ‘전략기획통’으로 소개하고 신사업과 리스크 관리, 혁신 등 3대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당시 DL이앤씨는 “서 대표는 홈뷰티기기, 식물재배기 등 기존에 없던 신개념 가전을 시장에 안착시킨 주역으로, 미래 신사업 발굴에 적임자”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1991년 LG전자에 입사해 비즈니스 인큐베이션센터장으로 신사업 개발을 주도했으며 이후 TV‧AV‧IT사업부장을 거쳐 기획, 재무 등을 담당한 ‘LG맨’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서 대표가 비건설인 출신이자 건설 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DL이앤씨 수장 자리에 오른 점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마창민 전 대표에 이어 서 대표까지 연달아 ‘LG맨’을 대표로 선임한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았다.
마 전 대표는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13년간 국내외 미국 법인을 오간 인물이다. 2021년 DL이앤씨 분할 이후 첫 대표를 맡은 후 올해 3월 재선임됐지만 인적쇄신 등을 위해 8일 만에 사임했다.
마 전 대표 사임은 표면상으로 선제적인 조직개편과 인적쇄신이지만 업계에서는 실적하락과 중대재해사고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마 전 대표가 취임한 2021년 DL이앤씨의 매출은 7조6317억원, 영업이익은 9573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7조9911억원, 영업이익은 3307억원이다. 매출은 선방했으나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또 마 전 대표 재임시절인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간 DL이앤씨 현장에서는 7건의 중대재해사고가 발생했고, 8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DL이앤씨가 신사업을 위해 마창민 대표에 이어 서영재 대표 등 LG전자 출신을 대표로 영입했다 하더라도 건설업 경험이 전무한 인물이 전혀 다른 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사 대표 자리에 있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는 서 대표 후임으로 지난달 선임된 박상신 DL건설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LG전자 출신 대표가 두 명이나 나갔고, 수장이 계속 바뀌면 외부 영입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박상신 DL건설 대표를 DL이앤씨 대표로 선임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L이앤씨 내부에는 LG 출신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된 윤현식 사내이사는 LG전자 MC마케팅커뮤니케이션 실장 출신이며, 황규선 주택사업본부 실장은 LG에너지솔루션 출신, 사외이사 중 노환용 LG상록재단 비상임이사도 LG전자 출신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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