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체코 찾은 정의선 회장, ‘전기차 격전지’ 유럽 해법 모색

시간 입력 2024-09-24 07:00:00 시간 수정 2024-09-23 17:07:19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현대차 체코공장 방문…유럽 사업 점검·미래 전략 모색
생산성·손익 지속 위해 품질·안전에 아낌없는 투자 지속
중장기 로드맵 가동 추진…전동화 퍼스트 무버 도약 목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체코공장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현대차 체코공장을 찾아 이같이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상징적 해외 생산 거점이자 유럽 역내 유일한 전기차 생산 거점인 현대차 체코공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하이브리드 SUV로 판매 공백을 메우고, 남은 하반기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를 주축으로 전기차 라인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있는 현대차 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유럽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 성장 전략을 모색했다.

정 회장의 이번 체코 현장 경영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속 급변하고 있는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유럽 자동차 산업수요는 790만69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기준 2022년 대비 연간 증가율인 12.7%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움직임은 더욱 뚜렷하다. 올해 1~7월 유럽 전기차 산업수요는 109만38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0.6%에 불과했다. 지난해 전체 전기차 산업수요 증가율이 28.2%에 달했던 것과 극명히 대조된다. 유럽은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이지만, 최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과 독일·영국 등 주요국의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체코공장 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에서 현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 회장은 “체코공장은 친환경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을 위한 미래 투자의 핵심 거점”이라며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의 지속적인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코공장의 우수한 생산성과 손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서비스, 우수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인 유럽에서 ‘전동화 퍼스트 무버’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중장기 로드맵 가동을 추진한다. 생산과 판매 측면에서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모든 라인업에 걸친 유럽 맞춤형 차량으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는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투싼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한 SUV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공백을 보완한다. 체코공장에서 생산 중인 2세대 코나 일렉트릭과 한국에서 수출하는 아이오닉5를 비롯해 연내 출시하는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을 주축으로 전기차 리더십 회복에 나선다.

기아는 EV6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이고, EV9을 경제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트림을 추가한다. 또 EV3를 하반기 해외 최초로 유럽 시장에 투입한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스페셜 에디션도 운영한다.

현대차 체코공장 전경.<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특히 현대차·기아는 유럽 시장의 전동화 속도 조절 추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성장 전략을 병행한다.

현대차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시기를 대비해 현지 생산 전기차를 산업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 투입한다. 기아는 오토랜드 슬로바키아에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유럽 전기차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PBV(목적 기반 차량)를 앞세워 유럽 경상용차(LCV)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핵심 허브 중 하나인 유럽기술연구소(HMETC)의 인프라 확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기술연구소는 프리미엄·고성능 모델 개발과 유럽 권역 내 친환경 모빌리티 개발 거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럽기술연구소는 해외 생산 차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연구 활동을 강화하고, 그룹의 유럽 PBV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현지 R&D를 확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