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선제적 확장…퇴직연금 성장세도 괄목
취임 이후 호실적 이어가…배임·횡령 등 이슈 자유로워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향후 거취가 관심사다. ‘최초의 외환은행 출신 은행장’ 타이틀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이승열 행장은 하나은행의 리딩뱅크 지위 수성을 이끌며 능력을 입증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주력 계열사 수장인 은행장의 후임 인선을 두고 분주하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은행 모두 연말 은행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각종 재무적 지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이 행장 취임 원년인 지난해 하나은행은 3조4766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3조1692억원)보다 12.3% 증가한 규모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하나은행은 2022년 리딩뱅크에 등극한 뒤 2년 연속 선두 지위를 수성했다.
하나은행의 실적이 개선된 배경에는 기업대출 성장세가 자리한다. 지난해 말 기업대출 잔액은 162조46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9% 늘었다. 기업대출 잔액이 두 자릿수대 성장한 곳은 5대 은행 중 하나은행이 유일했다.
대출 성장과 함께 비이자이익도 크게 늘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거둔 비이자이익은 5288억원으로 116.1% 급증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비판과 가계대출 억제 정책 속에서 발 빠르게 수익원을 확보한 결과다.
이 행장은 취임 당시 △은행 본업 경쟁력 강화 △비이자 중심 강점 시너지 △오프라인 영업 경쟁력 강화 △영업·본점 디지털화 △아시아 지역 넘버원 글로벌 하나은행 △모두가 신뢰하는 브랜드 등 6대 경영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5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감소했다. 연초 은행권을 휩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관련 손실 보상으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주요 수익원인 기업대출 성장세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75조182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6% 늘었다. 중소기업대출 증가율(12.5%)보다 대기업대출 증가율(15.4%)이 높았는데, 이는 우량 차주에 집중해서 대출을 집행한 결과다.
비이자 부문 주요 수익원인 퇴직연금 사업도 순항 중이다.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6조1000억원으로 전체 은행권에서 1위를 달성했다. 수익률의 경우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최근 1년간 운용 수익률 부문에서 5분기 연속 시중은행 중 1위를 기록했다.
타행 대비 내부통제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은행권이 배임·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를 동안, 하나은행은 별다른 잡음 없이 조용한 한 해를 지냈다.
한편 이 행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외환은행 IR팀 팀장, 경영기획부 부장 등을 거쳐 통합 하나은행의 경영기획그룹장, 하나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 하나은행 경영기획·지원그룹장(부행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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