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일렉트릭·EV3 판매 ‘불티’…소형 SUV 3대 중 1대 ‘전기차’

시간 입력 2024-09-30 07:00:00 시간 수정 2024-09-27 17: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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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현상 속 가성비 앞세워 판매 돌풍
캐스퍼 일렉트릭 실구매가 2000만원대 초중반
소형 전기 SUV 인기 덕에 소형 SUV 시장도 활기

기아 EV3.<사진제공=기아>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아 EV3와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대표되는 보급형 전기차의 선전 덕분이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가성비가 높은 소형 전기 SUV의 수요는 굳건한 모양새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한국GM, 르노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5사가 지난 8월 국내에서 판매한 소형 SUV는 총 1만6296대로 집계됐다. 이 중 전기차는 35.6%에 해당하는 5808대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약 10% 수준에 불과했던 전기차 비중이 급격히 커져 3분의 1을 넘어섰다. 지난해 8월 소형 SUV 중 전기차 비중(9%)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을 주축으로 한 소형 전기 SUV의 판매가 지난 8월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EV3는 국내 출시 첫 달인 지난 7월 1975대가 팔린 데 이어 8월에는 4002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지난 8월 1439대의 국내 판매량을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이들 두 차종은 지난 8월 한 달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1·2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가성비에 있다.

EV3는 EV6와 EV9에 이은 기아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로, 브랜드의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적용하면 EV3 스탠다드 모델은 3000만원 초중반대, 주행거리가 더 긴 롱레인지 모델은 3000만원 중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2000만원 후반대에도 구매 가능하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사진제공=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의 기존 경형 SUV인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으로,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위탁 생산을 맡고 있다. 인스퍼레이션 단일 트림으로 우선 판매 중인 캐스퍼 일렉트릭의 가격은 2990만원이며,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2000만원대 초중반대로 낮아진다.

특히 캐스퍼 일렉트릭은 주행거리와 실내 공간 측면에서 강점을 갖췄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315km에 달한다. 기아의 경형 전기 레저용차량(RV)인 레이 EV의 주행거리(205km)보다 무려 110km 더 길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580mm로 내연기관 모델 대비 180mm 더 넓다.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합작법인인 HLI그린파워가 생산한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의 판매 돌풍은 최근 5년간 롤러코스터를 탄 소형 SUV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는 분위기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9년 현대차 베뉴와 기아 스토닉 등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연간 판매량 18만4274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현대차 신형 코나와 한국GM의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로 연간 판매량 14만9269대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9만7936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차 효과가 일부 희석된 여파로 분석된다. 다만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의 국내 판매가 본격화한 지난 8월 한 달간 전체 소형 SUV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보급형 전기차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며 “그동안 대형차와 SUV만 찾던 내수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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