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누적 생산 1억대 돌파 ‘금자탑’…창립 57년만 ‘대기록’

시간 입력 2024-09-30 17:45:00 시간 수정 2024-09-30 17: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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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정몽구·정의선 3대 걸친 성과
공격적 해외 시장 진출·기술 개발 주효
미래 모빌리티 시장 ‘게임 체인저’ 도약

현대자동차가 누적 차량 생산 1억대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쌓는 데 성공했다. 1967년 회사 창립 이후 57년 만에 세운 대기록으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빠른 수준이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글로벌 누적 차량 생산량은 1986년 100만대를 넘어섰고, 10년 뒤인 1996년 1000만대를 달성했다. 이후 기록 달성 주기가 점차 짧아져 2013년 5000만대, 2019년 8000만대, 2022년 9000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9월에는 1억대를 돌파했다.

현대차의 1억 1번째 생산 차량 ‘아이오닉5’.<사진제공=현대자동차>

◇57년 만에 쾌거…공격적 해외 진출·기술 개발 주효

정주영 선대회장은 1960년대 국토 재건과 국내 도로 확충을 계기로 미국 포드와의 제휴 협상을 거쳐 1967년 12월 현대차를 설립했다. 그는 당시 “한 나라의 국토를 인체에 비유한다면 도로는 혈관과 같고, 자동차는 그 혈관 속을 흐르는 피와 같다”고 강조했다.

정 선대회장은 이듬해인 1968년 11월 현대차 울산공장에 포드의 2세대 코티나 모델을 들여와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1975년 국내 최초의 독자 모델 ‘포니’를 양산하며 자동차 대중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포니는 1976년 대한민국 승용차 최초로 에콰도르 등 해외에 수출됐으며, 1986년에는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포니 엑셀’이 자동차 산업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현대차가 기록적인 성장세를 지속한 비결은 공격적인 해외 진출과 기술 개발에 있다.

현대차는 1997년 튀르키예 공장 준공 이후 1998년 인도 공장, 2005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 2009년 체코 공장, 2012년 브라질 공장, 2022년 인도네시아 공장 등 세계 각지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며 글로벌 연간 약 500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미국 조지아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울산 EV 전용공장, 인도 푸네 공장 등 생산 시설 확충을 통해 100만대 생산 능력을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1983년 두 번째 독자 승용 모델 ‘스텔라’를 출시한 뒤 1985년 쏘나타, 1986년 그랜저, 1990년 엘란트라(현재 아반떼) 등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모델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196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아반떼(1537만대)였고, 엑센트(1025만대)·쏘나타(948만대)·투싼(936만대)·싼타페(595만대)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현대차는 1991년 국내 첫 독자 엔진인 ‘알파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1994년에는 플랫폼부터 엔진·변속기까지 자동차 생산의 모든 요소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첫 자동차 ‘엑센트’를 선보였다.

현대차 R&D(연구·개발)의 산실인 ‘남양연구소’는 1996년에 설립했다. 남양연구소는 347만㎡ 규모 부지에 기술 개발과 디자인, 설계, 시험, 평가 등 기반 연구 시설을 모두 갖춘 종합기술연구소다. 미국, 유럽, 인도, 중국 등에 있는 기술연구소와 함께 현대차의 신차·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차 체코공장에서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안전·품질 타협 안 해…도전과 혁신의 역사 계속될 것

1999년 취임한 정몽구 명예회장은 ‘품질 경영’을 내세웠다. 차량의 품질이 기업의 근본적 경쟁력인 동시에 고객의 안전과 만족에 직결되는 요소라는 의미다. 정 명예회장은 2001년 현대차 양재 본사에 ‘품질상황실’을 설치하고, 불량을 줄이기 위해 글로벌 생산 공장마다 ‘전수검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 명예회장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2015년 11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출범으로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의선 회장이 부회장 시절 초기 계획 단계부터 전 과정을 주도한 제네시스는 출범 7년여 만인 지난해 8월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전체 판매 중 해외 비중이 40%를 웃도는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은 WRC(World Rally Championship)와 TCR 월드 투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등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를 통해 얻은 기술을 다수 도입하며 운전의 재미와 고성능 감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N 차량은 2017년 첫 모델 ‘i30 N’ 탄생 이후 올해 8월까지 벨로스터 N, i20 N, 아반떼 N 등 총 13만5373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선보인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누적 생산 1억대 달성을 계기로 도전과 혁신을 지속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2020년 취임 이후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를 비롯해 자율주행, SDV 등 신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현대차를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현실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뛰어든 이후 기술 개선과 차종 확대를 이어가며 증가하는 하이브리드차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내년 1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며, 9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갖춘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도 2027년부터 판매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1억대 누적 생산의 성과는 창립부터 지금까지 현대차를 선택하고 지지해 준 수많은 글로벌 고객이 있었기에 달성할 수 있었다”며 “현대차는 과감한 도전과 집요한 연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게임 체인저로서 새로운 1억대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울산공장 출고센터에서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및 CSO 사장, 문용문 노조 지부장 등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차량 생산 1억대 달성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1억 1번째 생산 차량인 아이오닉5는 출차 세리머니를 마치고 서해 최북단 백령도 소재 군부대에서 근무하며 생애 첫 차로 아이오닉5를 선택한 20대 고객 김승현 씨에게 인도됐다.

이동석 사장은 “창립 이후 지금까지 자동차 생산에 있어 진정성을 갖고 매일 한 걸음 나아갔다”며 “누적 생산 1억대 달성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선으로, 다가오는 전동화 시대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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