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중국산 시멘트 수입” vs 시멘트업계 “가격 인하 어렵다”

시간 입력 2024-09-30 17:45:00 시간 수정 2024-09-30 17: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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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시멘트가격 안내리면 중국산 수입 검토 ‘압박’
시멘트 업계 “시멘트 가격 인하용 압박 카드…협상 없어”
정부, 공사비 안정화 대책에 자재 수급 애로 지원 넣을 듯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자료사진). <사진제공=한일시멘트>

건설업계와 시멘트업계가 시멘트 가격 인하를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원자잿값이 치솟아 시멘트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시멘트업계는 탄소중립에 따른 투자 비용과 전기료 인상 등으로 인하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30일 건자재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최근 시멘트 업계에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건자회 관계자는 “이달 시멘트 단가에 대해 협의를 하자고 총 두 차례에 걸쳐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시멘트 업체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협회를 통해 단 한 명만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 단가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더 저렴한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 가격 급등 등을 이유로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시멘트 단가를 인상했다. 회사 별로 차이는 있지만 시멘트 단가는 지난 2년 간 약 40% 증가했다.

하지만 유연탄 가격이 떨어지고 주요 시멘트사의 실적 등이 오르자 건설업계가 시멘트 가격 인하를 강력하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건설업계는 시멘트업계가 가격인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중국산 시멘트 수입이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시멘트의 품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을 안다”면서도 “수입 과정에서 정부의 KS인증 등을 통한 검증과 엄격한 현장 테스트 등을 거치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는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투자비용 증가와 전기료 인상, 시멘트 출하량 감소 등을 가격 인하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출하량은 각사마다 다르지만 연간 최소 10% 이상씩 감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양 업계 간 협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중국산 시멘트 수입과 관련 전체적인 입장을 언급했지만 아직 정확한 결론을 내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면서 “건설‧시멘트 업계 간 대립된 의견을 내고 있을 뿐 현재 건설업계와 협의 중인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산 시멘트 수입과 관련해서는 압박용 카드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수입이 허용될 경우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멘트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건자회에서 수입하겠다고 밝힌 중국산 시멘트 물량이 국내 시멘트 물량의 일주일치 밖에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명백한 가격 인하 압박용 카드”라면서도 “시멘트 수입이 현실화 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국내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 방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잿값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가 강제적으로 기업의 팔을 비틀어 낮추는 것은 부적절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수급 애로를 풀어 자잿값 인하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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