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회피 꼼수 만연…탈세 의혹까지

시간 입력 2024-10-08 17:31:20 시간 수정 2024-10-08 17: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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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도시공사 번호판제작소에서 직원이 고액 법인차량용 연두색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가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한 이후 이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꼼수가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가액을 낮게 신고하거나 자동차 보험 가입자를 속여 등록하는 등 탈세 의혹도 제기된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등록된 법인차 중 수입차는 4만7242대로, 이 중 일반소비자가격 8000만원 이상의 승용·승합차는 1만8898대로 집계됐다.

이 중 차량 가액을 8000만원 이하로 일반 소비자가격보다 낮게 신고해 연두색 번호판을 달지 않은 차량은 6290대에 달한다. 올 상반기 등록된 차량은 모두 신차로, 법인이 최초취득가를 신고한 것이다.

김은혜 의원은 “구입가격 축소 신고로 인한 취득세·등록세·개별소비세 등 탈세 규모도 상당할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A법인이 취득가를 5690만9091원으로 신고한 BMW ‘M8 쿠페 컴페티션’은 지난 6일 기준 실제 판매가는 2억4940만원이다. 기본가에 차량 구매 시 내야 하는 세금 추산액은 3008만3000원이지만, 구매가액을 낮게 신고한 A법인의 세금 추산액은 762만5817원이다. 2200만원 이상의 세금을 덜 낸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현행법상 자동차 등록을 ‘신고제’로 하고 있어 이 같은 꼼수등록과 탈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차량 구매자(법인 포함)는 차를 등록할 때 제조사가 만들어 발급한 차량제작증에 적힌 ‘자동차 출고(취득) 가격’을 신고하면 그대로 반영된다.

연두색 번호판 회피를 위한 수법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일부 수입차업체가 차량의 주민등록증 역할을 하는 ‘차대번호’까지 변경해 다운계약서용 할인판매의 근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차대번호는 제조국·제조사·차종·배기량·모델연도·생산공장 등의 정보를 담고 있으며 알파벳과 고유번호 숫자 등 17자리로 구성돼있다. 제조국·제조사는 국제기준에 따르지만, 차종·배기량·제작연도·생산공장·고유번호는 제조사가 자체 부여한다. 차량 생산 시기를 의미하는 모델연도는 10번째 칸에 기재한다.

문제는 ‘자동차 차대번호 등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생산연도를 임의로 표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규정(2조 4호)에 따르면 차량의 실제 생산 시기와 관계없이 24개월 내에서 생산연도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차량 부식 등의 경우 차대번호의 재부여도 가능하다.

A법인의 ‘M8 쿠페 컴페티션’ 차량의 경우 신규등록 차량이지만, 국토부에 등록된 모델연도는 2020년이었다.

김 의원실은 “현 제도상 제조연도 등 차대번호를 제조사가 부여하게 돼 있다”라며 “수입차 회사가 차대번호 부여의 허점을 이용해 실제 제작연도와 차대번호 상 제작연도를 다르게 만들어도 국토부 등 관계기관이 확인하지 못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자동차 보험 가입자를 바꿔치기하는 방식도 나타났다. 차량 등록 시 차대번호로 가입된 개인보험 가입증명서를 제출해 개인차량인 것처럼 속여 일반 번호판을 발급받고, 법인 명의로 변경하는 수법이다.

김은혜 의원은 “차량 가액을 불러주는 대로 인정하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신종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라며 “객관적인 차량 가액을 기준으로 꼼수 등록을 막고 세원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차량 등록 시스템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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