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김윤 삼양그룹 회장, ‘스페셜티 소재’로 새로운 100년 도전

시간 입력 2024-10-14 07:00:00 시간 수정 2024-10-14 09:35:4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올해 창립 100주년 “스페셜티 소재·솔루션으로 인류의 미래 바꿀 것”
화학부문 매출 식품 앞질러…배터리·반도체 등 첨단소재 사업도 탄력
4세 승계도 본격화…‘장남 김건호 전략총괄 사장’ 경영 전면에 앞세워

‘100년 장수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삼양그룹이 스페셜티 소재 중심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새로운 100년을 향해 힘차게 도약한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이달 초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미래 100년을 이끌어갈 비전과 새 기업이미지(CI·사진)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절실한 마음으로 새로운 시대에 삼양이 추구하는 바를 다시 한번 새기는 계기로 삼고,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시작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룹의 새로운 소명으로 ‘생활의 잠재력을 깨웁니다. 인류의 미래를 바꿉니다’를 제시하고, ‘스페셜티 소재와 솔루션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글로벌 파트너’를 기업의 비전으로 선포했다.

김 회장은 인구감소와 소비침체 등의 업황 악화로 국내 식품사업 성장이 정체되자 스페셜티 제품(Specialty, 고부가가치 소재)과 글로벌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캐시플로우(Cash Flow, 현금흐름) 중심 경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을 3대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지속적인 실천을 해오고 있다.

먼저 김 회장은 화학사업 기반의 스페셜티 소재 발굴에 힘쓰고 있다. 화학사업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삼양그룹의 매출에서 화학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6%로 식품사업(45.2%)을 앞질렀다. 지난해 연간 비중은 식품이 49.8%로 화학(46.0%)보다 근소하게 높았지만, 최근 10년간 수치를 비교해보면 2018년 이후 화학사업 매출이 식품사업 비중을 대체적으로 앞서고 있다.

삼양그룹의 주력 스페셜티 소재인 알룰로스(대체감미료의 일종)는 음료, 발효유, 소스, 제과 등 200여개 이상의 식품에 쓰이고 있다. 저당 트렌드와 건강 중시 소비가 확산되면서 대체감미료 수요는 지속 늘고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삼양은 지난달 울산 남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알룰로스 공장과 프리바이오틱스 공장을 각각 1개 동씩 준공했다. 약 1400억원이 투입된 울산 공장은 연면적 2만2000㎡ 규모에, 연간 2만5000톤의 스페셜티 소재를 생산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수출 물량까지 고려해 생산능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울산공장은 향후 삼양의 스페셜티 소재 생산의 핵심기지가 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6년 액상 알룰로스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자 곧바로 울산에 알롤로스 전용 생산공장을 건설, 2019년 준공했다. 이 공장에서는 2022년부터 분말 형태의 알룰로스도 생산하고 있다. 이 밖에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프락토올리고당분말 등 건강기능성 프리바이오틱스 소재의 올리고당과 당알콜, 변성전분 등 스페셜티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
▲ⓒ

김 회장은 화학사업 기반의 스페셜티 전략을 다른 사업부문에도 적용하고 있다. 전기차·전고체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산업 소재가 대표적이다.

그는 2020년과 올해, 두 번에 걸쳐 총 59억원을 투자해 삼양사를 솔리드아이오닉스의 2대 주주로 올렸다. 이달 솔리드아이오닉스는 고체전해질 제조공장을 확장 이전해 생산량을 연간 고체전해질 소립자 기준 약 24톤으로 확대했다. 또한 삼양사를 통해 배터리 소재 사업 강화를 위해 리튬이온 배터리에 쓰이는 전해액 첨가제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김 회장은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장남인 김건호 전략총괄 사장을 발표자로 전면에 세우며 승계 작업도 본격화했다. 김건호 사장은 그룹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의 6대 주주다.

김건호 사장은 바이오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삼양홀딩스 바이오팜은 유전자 가위 기술 전문 기업 진코어와 유전자 치료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신약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향후 바이오사업의 성과가 김건호 사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그룹은 고(故) 수당 김연수 명예회장이 1924년 창업한 삼수사(三水社)에서 태동했다. 1924년 10월 1일 창립 이후 지난 100년간 식품, 화학, 의약바이오 등의 사업을 영위하며 성장해 왔다.

1969년 화학섬유인 폴리에스테르 사업에 진출했고, 1980년대에는 신소재·석유화학 부문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부터는 의약바이오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1993년 국내 최초로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 개발에 성공했다.

지배구조는 김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주 회사인 삼양홀딩스를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형태다. 이들 중 상장사는 삼양홀딩스, 삼양사, 삼양패키징, KCI 등 4곳이다.

삼양홀딩스의 지분은 김원 삼양사 부회장(김 회장 사촌 동생)6.15%. 김정 삼양패키징 총괄이사(사촌 동생) 5.61%, 김윤 회장 4.03%, 김량(김윤 회장 동생) 3.8%, 수당재단 3.14%, 김건호 사장 2.92% 순으로 나눠 가졌다.

김윤 회장은 삼양사 창업주인 김연수 삼양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1953년 2월24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복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몬터레이국제연구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취득했다. 이후 1985년 삼양사에 입사했다. 

김윤 회장은 현재 삼양그룹 회장 겸 삼양홀딩스 회장으로, 장학재단인 양영재단과 수당재단의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