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8조‧캐나다 70조‧필리핀 2조 규모 잠수함 발주 앞둬
향후 10년간 전 세계 시장 325조원 달해…양사 수주전서 격돌
국내 함정사업을 양분하고 있는 HD현대와 한화오션이 이번엔 잠수함을 놓고 맞붙었다. 양사는 폴란드와 캐나다, 필리핀 등에서 발주하는 잠수함 프로젝트에 출사표를 던지고 수주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최근 폴란드에서 ‘오르카’(ORKA) 프로젝트를 겨냥해 각 사의 잠수함 기술력을 선보였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 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사업 규모만 8조원으로 추정된다.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등 전 세계 11개 조선사가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중 유일하게 3000톤급 잠수함(KSS-Ⅲ P)과 2300톤급 잠수함(HDS-2300) 등 2가지 플랫폼을 제안한 상태다. 이에 지난 8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의회의 안제이 그지브 국방위원장, 발데마르 스크르지프차크 에너지위원장 등 정·재계 인사 80여명을 초청해 2300톤급 수출용 잠수함을 소개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 최고 성능의 잠수함을 공급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황”이라며 “HD현대중공업의 역량과 강점을 알리는 것을 넘어 K-방산의 우수성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도 지난달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 2024에서 30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Ⅲ’를 선보였다. 또 폴란드 대표 방산 그룹인 WB그룹과 잠수함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오션과 WB그룹은 독자적 유지·보수·정비(MRO) 패키지를 구성하고, 현지화를 통해 오르카 잠수함 건조 사업 수주를 성공한다는 목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그간 부단한 기술 자립 노력을 통해 장보고-Ⅲ 잠수함 국산화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면서 “해외 현지 함정 유지보수 경험도 꾸준히 축적해 온 만큼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폴란드 잠수함 건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에서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CPSP는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3000톤급 신형 잠수함 12척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만 최대 약 7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경쟁보다는 일본과의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K-방산의 최대 강점인 납기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필리핀도 중형급 잠수함 2척의 발주를 앞두고 있다. 사업 규모는 최대 약 2조원 수준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으로부터 함정을 수주 한 경험을 앞세워 이번 잠수함 도입 사업도 반드시 따내겠다는 각오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정부가 추진한 ‘호라이즌’(Horizon) 사업에서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OPV)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수주한 바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달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국제방산전시 ‘ADAS 2024’에 참가해 중형급 수출형 잠수함 2종과 자체 개발한 수출형 4000톤급 호위함 등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회사는 잠수함뿐 아니라 MRO 및 승조원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이 총망라된 솔루션을 필리핀 해군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양사가 잠수함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향후 10년 간 전 세계 잠수함과 수상함 시장 규모가 3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잠수함의 수출이 현실화 할 경우,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 단계 높게 평가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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