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 100주 보유 시 에너빌 88.5주, 로보틱스 4.33주 받게 돼
3사 경영진, 21일 오후 기자간담회 열고 “시장과 적극 소통” 약속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주주서한 보내…주총 통과 여부는 미지수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사업 지배구조 재편을 재추진한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보유 두산에너빌리티 신설법인 합병비율은 기존보다 상향된 1대 0.043으로 결정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과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이사 부사장 등 3사 최고경영진은 21일 오후 서울시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조정된 합병비율을 의결, 정정신고서를 공시했다.
당초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낸 뒤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려 했다. 하지만 알짜 회사인 두산밥캣을 헐값에 떼어내는 데 대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반발이 심해 8월 말 이를 철회했다.
당시 발표한 비율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분할 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75.3주와 두산로보틱 주식 3.15주를 받을 수 있었다.
반면 이번 변경된 안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게 된다. 이는 비율 변경 전에 비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주식이 돌아가게 되는 것으로, 보유하게 되는 주식가치가 7월 11일(이사회)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기존 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하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 투자법인(두산밥캣을 자산으로 보유)-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상현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비율을 변경했다”면서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양사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가치가 더욱 높아질 양 사 주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됨으로써 향후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사업 재편에 따라 두산밥캣을 분할하면 약 7000억원의 차입금 부담을 덜고 원전 관련 설비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존 원전 역량에 덧붙여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향후 5년간 약 62기 수주를 목표로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이번 재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으로 추가 투자할 때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은 15%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두산밥캣을 통해 얻는 기존의 배당수익보다 기대이익이 높다”면서 “2028년 기준 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추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업 구조 재편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서한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등을 위한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심사 등도 남아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최근 400억원대 자금을 투입해 두산밥캣 지분을 1% 넘게 확보한 후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주주서한에는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 재추진은 없어야 한다’는 것을 회사가 약속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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