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사업 재편안 재추진…로보틱스·에너빌리티 합병 비율 1대 0.043 상향

시간 입력 2024-10-21 17:22:21 시간 수정 2024-10-21 17: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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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 100주 보유 시 에너빌 88.5주, 로보틱스 4.33주 받게 돼  
3사 경영진, 21일 오후 기자간담회 열고 “시장과 적극 소통” 약속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주주서한 보내…주총 통과 여부는 미지수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주선 기자>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사업 지배구조 재편을 재추진한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보유 두산에너빌리티 신설법인 합병비율은 기존보다 상향된 1대 0.043으로 결정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과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이사 부사장 등 3사 최고경영진은 21일 오후 서울시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조정된 합병비율을 의결, 정정신고서를 공시했다.

당초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낸 뒤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려 했다. 하지만 알짜 회사인 두산밥캣을 헐값에 떼어내는 데 대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반발이 심해 8월 말 이를 철회했다.

당시 발표한 비율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분할 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75.3주와 두산로보틱 주식 3.15주를 받을 수 있었다.

반면 이번 변경된 안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게 된다. 이는 비율 변경 전에 비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주식이 돌아가게 되는 것으로, 보유하게 되는 주식가치가 7월 11일(이사회)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기존 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하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 투자법인(두산밥캣을 자산으로 보유)-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왼쪽부터)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재편 관련 질의 응답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주선 기자>

박상현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비율을 변경했다”면서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양사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가치가 더욱 높아질 양 사 주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됨으로써 향후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사업 재편에 따라 두산밥캣을 분할하면 약 7000억원의 차입금 부담을 덜고 원전 관련 설비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존 원전 역량에 덧붙여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향후 5년간 약 62기 수주를 목표로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이번 재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으로 추가 투자할 때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은 15%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두산밥캣을 통해 얻는 기존의 배당수익보다 기대이익이 높다”면서 “2028년 기준 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추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업 구조 재편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서한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등을 위한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심사 등도 남아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최근 400억원대 자금을 투입해 두산밥캣 지분을 1% 넘게 확보한 후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주주서한에는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 재추진은 없어야 한다’는 것을 회사가 약속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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