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청구공사액, 2021년 1조6539억→지난해 상반기 5조7242억
현대건설 “매출 대비 안전한 수준…착공 현장 늘었다는 의미”
현대건설이 외형성장을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청구공사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청구공사액은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계약자산으로 회계상 자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발주처로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 이 금액은 손실로 전환된다. 이 때문에 건설업황이 좋지 않을 때는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상반기 기준 미청구 공사액은 5조7242억원으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4조9700억원에서 1년 사이 7542억원(15.17%)이 늘었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2020년 1조6539억원이었으나 ‘주택통’으로 꼽히는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가 취임한 2021년 3조247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2022년 3조7347억원, 2023년 5조3352억원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청구공사액이 큰 대표적인 사업장은 해외에서는 △사우디 마잔 가스처리(3205억원) △베트남 꽝짝1 화력발전소(3063억원) △싱가폴 남북도로 신설 및 확장(1189억원) 등이다. 국내 사업장으로는 △둔촌주공재건축(3230억원) △디에이치클레스트(1766억원) △대조1구역재개발(1449억원) 등이다.
다만 둔촌주공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이달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에 잔금 회수가 가능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장 올해 해소되는 미청구공사금액은 둔촌주공재건축 사업지로 입주를 시작하면 잔금이 치춰지고 해당 사업지에 대한 미청구 공사액도 해소될 것”이라며 “해외사업장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공정 진행률에 따라 잔금을 받기 때문에 한번에 미청구공사액이 해소되는 게 아니라 공사가 진행될수록 줄어드는 형태”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청구공사액이 급증할 경우 현금흐름이 둔화되고 영업이익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하지만 현대건설 측은 외형성장에 따라 미청구 공사액이 늘 수 있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 특성상 미청구 공사액은 공사가 착공되면 잡히기 시작하는데, 이는 착공하는 현장 수가 늘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매출액은 윤 대표 취임 후인 지난 2021년 18조655억원에서 2022년 21조2390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29조6513억원까지 늘었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25조4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늘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매출이 늘어 미청구공사액도 증가했지만 매출액과 비교해도 안전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준공되는 사업장들에서 잔금이 회수되면 미청구 공사액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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