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IC와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에 1조6000억원 추가 투자
전기차 이어 HEV·EREV 투입…해외 수출도 병행할 예정
비야디 등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 득세…실적 회복 미지수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차관에 전시된 아이오닉 5 N(왼쪽)과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내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의 전용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잡기 위해 전용 전기차를 앞세워 본원적 경쟁력을 높인다는 정공법을 택했다. 중국 판매 부진과 매출 감소의 장기화 여파로 고전하고 있는 현대차가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베이징자동차(BAIC)와 양사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에 각각 5억4800만달러(약 8000억원)씩 총 10억96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최근 홍콩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현대차와 BAIC가 2022년 베이징현대에 9억4200만달러(약 1조1500억원)를 증자한 데 이어 약 2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자금 수혈이다. BAIC 측은 “베이징현대의 자본 안정성을 유지하고, 신기술과 신제품에 투자해 전기차 전환 등을 지원하겠다”며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하고,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내년 중국 시장에 첫 전용 전기차(EV) 모델을 투입한다. 베이징현대가 설정한 내년 중국 판매 목표는 전기차를 포함해 연간 50만대다. 2026년부터는 하이브리드차(HEV)를 포함해 친환경차 5종을 중국 시장에 연이어 내놓는다. 현지 수요에 발맞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의 경우 2027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해외 수출도 병행한다. 현대차는 베이징현대를 중국 내수 판매뿐 아니라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중국 옌타이 기술연구센터와 상하이의 선행 연구개발센터를 통해 베이징현대의 신제품 개발에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중국 현지 전략 SUV ‘무파사(MUFASA)’.<사진제공=현대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가 정공법을 택했다고 분석한다. 중국 사업 축소에 나선 도요타와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달리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현대차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자체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자율주행 등 각종 첨단 기술의 테스트 베드로서 가치가 높은 시장이기도 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기준 중국에서 인도된 전기차(순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상용차 포함)는 872만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북미(147만1000대)가 8.4% 증가하는 데 그치고, 유럽(250만2000대)이 0.9% 역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중국의 올해 1~10월 누적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6.1%포인트 상승한 64.3%에 육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비야디(BYD) 등 토종 전기차 업체들이 득세한 상황에서 현대차가 중국에서 당장 실적 회복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현대차는 2002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미국 완성차 업체의 공백, 2010년 일본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 등의 반사이익을 보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설치에 대한 경제 보복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본격화한 이후 현지 판매에 직격탄을 맞았다.
판매 부진 지속으로 매출은 계속 감소했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지난해 매출은 4조7632억원으로 2016년(20조1287억원) 대비 76.3% 급감했다. 2022년 매출 4조9003억원과 비교해도 2.8% 줄어든 수치다.
실적 하락에 따라 공장 매각도 단행했다. 현대차는 한때 중국에서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공장, 충칭 공장 등 5개 공장을 가동했지만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지난해 충칭 공장을 매각했다. 지난해부터 가동을 멈춘 창저우 공장도 현재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중국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의지를 보여준다”며 “전기차 전환이 매우 빠른 중국에서 뒤늦은 출사표를 던진 만큼 전기차 흥행과 실적 개선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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