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올해 수소·반도체 사업 재편에 속도 낸다

시간 입력 2025-01-09 17:45:00 시간 수정 2025-01-09 19: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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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 무산 후 사업 재편으로 방향 틀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수소‧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
박 회장 “클린에너지‧스마트 머신‧반도체 및 첨단소재 강화” 주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올해 사업 재편에 집중한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주가 하락 등 여파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무산됐지만,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수소와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9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수소와 반도체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해 약 6개월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급락하면서 분할·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자 이를 철회했다.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무산됐지만 이후 회사는 수소와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사업들의 기초체력 다지기에 집중하며 그룹 재정비 작업에 한창이다.

실제로 ㈜두산의 수소 연료전지 드론 자회사인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최근 두산퓨얼셀파워BU(FCP)의 건물용 수소 연료전지 사업을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양도가액은 1044억원이다.

DMI는 이번 사업 양수 및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134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거래는 2월 말 종결할 예정이다. DMI는 두산이 2016년 수소 드론 시장의 성장성을 겨냥해 세운 회사다. 2019년 산업용 수소 드론을 최초로 개발·양산했다.

DMI는 이번 사업 양수로 운영 효율화를 이뤄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중소형 수소 연료전지 사업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DMI가 품게 되는 FCP는 2003년 출범한 회사로, 현재 국내 건물용 수소 연료전지 분야의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알려졌다.

두산 입장에선 ‘수소’라는 공통분모로 두 회사를 합쳐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중소형 수소 연료전지 전문 회사로 키워낼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두산그룹 내 수소 사업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두산밥캣은 수소 지게차, 두산퓨얼셀 자회사 하이엑시움모터스는 수소 버스를 생산해왔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경남 창원의 액화수소플랜트를 통해 수소 생산을 준비 중이다.

두산테스나 서안성사업장 전경. <사진제공=두산테스나>
두산테스나 서안성사업장 전경. <사진제공=두산테스나>

두산은 반도체 사업 재편에도 나서고 있다. 두산테스나는 최근 자회사 엔지온 흡수합병하며 반도체 사업 전문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엔지온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는 두산테스나는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 합병으로 진행한다. 합병예정기일은 2월 28일이다.

두산테스나가 지난 2월 인수한 엔지온은 이미지센서(CIS) 반도체 후공정(OSAT) 전문기업으로, 반도체칩 선별 및 재배열, 웨이퍼 연마, 절단 등 반도체 후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의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두산테스나와의 사업 시너지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테스나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향후 후공정 턴키 수주 대응, 운영효율성 제고, 영업 경쟁력 강화 외에도 신규 고객사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도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안정을 기조로, 기회가 오면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사업 재편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는 수익성을 높이는 게 우선순위”라며 “그룹 3대 사업축인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시너지 강화에 있어 연관 있는 분야에서 회사나 부문 간 경계를 넘는 협업을 위해서는 활발한 소통과 더불어 새로운 시도가 적극 장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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