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조원 KDDX, 내달 판가름…정기선 vs 김동관 누가 웃을까  

시간 입력 2025-02-04 17:47:00 시간 수정 2025-02-04 17:47:58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이례적으로 HD현대重‧한화오션 모두 사업 참여 자격 인정  
이르면 내달 방위사업청 심의 거쳐 최종 사업자 선정될 듯  
경영권 승계 중인 ‘오너 3세’ 간 자존심 싸움도 관전 포인트

정기선 HD현대수석부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제공=각 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방산업체로 동시 지정됐다. 이례적으로 복수업체에 사업 참여 자격이 인정되면서 최종 사업자를 둘러싼 양사의 경쟁은 막판까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KDDX 생산능력 등 방산업체 요건을 충족한 업체로 선정됐다. 산업부가 두 업체 모두 군함을 만들 수 있는 설계 및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산업부는 지난해부터 신규업체 지정 타당성 검토를 진행했다. 이후 합동 현장실사단 구성 및 생산능력판단기준서 마련과 합동 현장실사 등을 마쳤다.

사업자 선정 등 KDDX 사업 추진 방식은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최종 사업자 선정이 이르면 3월, 늦어도 상반기 내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례적으로 복수 업체의 사업 참여 자격이 인정되면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사의 경쟁은 오너 3세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자존심 싸움이란 평가가 나온다.

KDDX는 선체부터 각종 무기 체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7조80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경영권 승계를 진행 중인 오너 3세의 경영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수행한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KDDX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201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통상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를 맡는 게 관행이었으나 양사는 과거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놓고 ‘자격 논란’ 관련 소송전까지 벌였다. 이후 양사는 고발을 취하했으나, 이번 복수 업체 지정으로 최종 사업자 선정까지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양사는 산업부의 이번 결정을 놓고도 해석이 엇갈린다. HD현대중공업은 복수 지정에 따라 선도함 건조는 기본설계 업체인 자사가 맡고, 양산함 물량은 두 업체가 배분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방산업체 지정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자 선정 방식과는 별개로, 후속함까지 포함한 전체 물량에 대해 업체 지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관련 법적 의혹이 모두 해소된 만큼 원칙대로 방위사업법령의 규정 및 절차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선도함을 비롯한 모든 선정 절차가 경쟁입찰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KDDX 방산업체로 지정받음으로써 KDDX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확인받았다”면서 “KDDX 사업 추진방안이 합리적인 방식으로 조속히 결정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