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부회장, 세 번째 연임 유력…FP 3만명 돌파
김동원 사장 조력자 역할 ‘톡톡’…3월 주총 주목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의 세 번째 연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여승주 부회장 체제의 한화생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생명이 전략통으로 불리는 여 부회장의 지휘하에 지난해 실적 상승을 이룸과 동시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 부회장은 김동원 사장의 경영 러닝메이트 역할을 맡고 있다.
◇ 본업 경쟁력 강화로 순익 17% 성장…“제판분리 성공적”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20일, 별도 기준으로 작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720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판매 채널 경쟁력 강화, 시장 트렌드 주도 상품 출시 등의 본원 경쟁력을 높인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019년 587억원에서 2020년 2412억원, 2021년 4106억원, 2022년 3543억원, 2023년 6163억원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무엇보다 보험상품의 제조와 판매를 분리한 ‘제판분리’를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강화된 영업력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제판분리는 여 부회장의 성공적인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작년 5월 열린 ‘제40회 연도 대상 시상식’에서 “한화생명의 제판분리는 성공적”이라며 “업계 선도사로서의 위상을 다져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한화생명은 판매역량 강화 등을 목적으로 2020년, 판매채널 물적 분할을 추진했다. 2021년 4월에는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했다. 2023년 1월에는 설계사 4000여 명 규모의 GA 피플라이프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라이프랩·피플라이프 등 GA 3개사 체제를 구축했다. 이로 인해 한화생명 자회사형 GA 소속 설계사(FP)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 대비 3833명 증가한 3만1005명을 기록했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이끈 여 부회장은 경복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재정팀장과 전략지원실장을 역임했다. 다시 한화그룹으로 넘어가 경영전략팀장 부사장을 거친 뒤 2016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2018년에는 한화생명 사업총괄 사장직을 맡은 데 이어 2019년,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21년 한 차례 연임한 이후 2023년 3월, 재연임에 성공했다.
◇ 김동원 사장, 금융 부문 광폭 행보…사내이사 선임 여부 ‘촉각’
여 부회장을 비롯해 김중원 컴플라이언스 실장, 신충호 보험 부문장 겸 상품전략 실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다음 달 만료된다. 이 가운데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사내이사로서의 등판은 권한과 책임이 모두 무거워진다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1985년생으로,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예일대학교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했다. 2014년부터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에서 일을 시작했으며 2015년에는 한화생명에 입사해 전사혁신실, 미래혁신 담당, 해외총괄 담당, 미래혁신 부문장으로 근무했다. 2020년 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해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를 맡았으며 2023년 말에는 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외국 금융사 지분 인수 등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 보험사 최초로 미국 증권사인 벨로시티의 지분 75%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보다 앞선 작년 5월에는 인도네시아 재계 6위인 리포그룹과 노부은행 SPA를 맺었으며 2023년 3월에는 리포그룹으로부터 리포손해보험 지분 62.6%를 인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그룹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으로부터 한화저축은행 지분 100%를 취득하면서 금융계열사 지배구조를 명확히 했다. 동시에 수신 기능까지 확보하면서 종합금융그룹의 토대를 다질 수 있는 포트폴리오도 구축했다. 이런 김 사장의 행보는 여 부회장의 든든한 지원 하에 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례로 여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김 사장과 함께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을 찾아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에 업계는 오는 3월에 있을 한화생명의 주주총회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회사를 여태 잘 이끌어 온 여 부회장의 세 번째 연임 여부를 비롯해, 김 사장이 2015년부터 펼친 경영 성과에 대한 성적표를 주주들이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김 사장의 형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경영수업 시작 9년 만인 2020년 3월, 한화솔루션 사내이사에 올랐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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