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美 25% 관세에 현대차·한국GM 타격 불가피

시간 입력 2025-03-31 07:00:00 시간 수정 2025-03-28 17: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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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4월 3일 수입차 관세 25% 부과 공식 발표
현대차그룹, 관세 부담 여전해…한국GM 철수 우려
정부 “4월 중 대응책 마련”…우리 기업 피해 최소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된 문서를 보여주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3일부터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향후 4년간 31조원 규모의 현지 투자를 내세워 정면 돌파에 나섰지만, 단기적인 악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생산기지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GM은 미국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탓에 생존 자체가 위태롭게 됐다.

◇트럼프, 車 관세 25% 부과 공식화…국내 자동차 업계 ‘비상등’

3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와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번 관세 부과로 1년 안에 세수가 1000억달러(약 146조7000억원) 이상 증대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만약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라면 관세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수년간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일자리와 부(富)를 빼앗은 나라들에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하려는 것은 아주 소박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존슨 미 연방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 폭탄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비상등이 켜졌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1위 품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900만달러(약 103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이 중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4400만달러(약 50조9000억원)로 비중이 49.1%에 달했다.

미국의 평균 수입 가격에서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수입 가격 비율은 0.8로, 다른 국가에서 미국으로 수입된 자동차 평균 가격보다 한국산 자동차 가격은 낮은 편이다. 그동안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 없이 수출한 덕분이다.

그러나 수입차 관세 25%가 부과되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내 자동차 업계는 물론 한국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자동차 산업에 25% 관세를 매기면 올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전년 대비 18.59%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씨티는 한국산 자동차, 부품, 의약품, 반도체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0.203%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열린 준공식에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관세 부담 여전…한국GM, 생존 위태·철수 우려

지난 24일 정의선 회장의 대미 투자 깜짝 발표로 트럼프 대통령의 눈도장을 찍었던 현대차그룹도 단기적인 악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간 미국에서 자동차, 물류·부품·철강,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 생산을 늘려 관세가 부과되는 물량을 줄이면서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립 등 수직계열화를 통해 부품·원자재 관세도 피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수출 대수는 101만5005대다. 현대차가 63만7638대를, 기아가 37만7367대를 수출했다. 다만 지난 26일 준공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캐파(CAPA·생산능력) 확대와 제철소 건립 모두 단기간에 이뤄내기 힘든 만큼 당장의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 실제 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은 현재 30만대 규모로, 지난달 출고량은 4073대였다.

현대차그룹이 목표로 세운 생산능력을 달성하더라도 관세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70만8293대를 판매했는데, HMGMA의 가동률을 높여 현지 캐파를 100만~120만대로 끌어올려도 50만~70대 정도는 여전히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GM의 한국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한국GM은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GM의 미국 수출량은 약 41만대로 대미 수출 비중이 85%에 달했다. 2019년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군산공장을 폐쇄했던 한국GM이 이번에는 한국에서 아예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관세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달 중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7일 긴급 민관 합동 대책 회의를 열고 한국 자동차·자동차부품 업계 영향 및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안 장관은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로 우리 자동차 기업들의 대미 수출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부는 업계와 긴밀히 공조해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관계부처와 함께 자동차 산업 비상 대책을 4월 중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우리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 미국 현지 투자 등을 어필해 관세 유예 또는 면제를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되지만, 해외 법인인 한국GM은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개별 회사가 아닌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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