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구독 시대’ 본격 개막…퍼플렉시티·오픈AI 급성장, 한국은?

시간 입력 2025-03-29 09:00:00 시간 수정 2025-03-28 16: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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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렉시티, 6.3배 성장한 연매출 1억 달러 달성…정교화된 구독 모델
챗GPT, 올해 매출 127억 달러 전망…유료 구독자 수 1550만명 넘어
국내 통신사들 수익화 본격화…SKT 에이닷·LGU+ 익시오 유료화 시동
“한국, AI 유료화 앞서 전력·에너지 문제 대비한 정책 마련 시급”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유료 모델을 통해 전년대비 6.3배 성장한 연매출 1억 달러(약 1470억원)를 달성했다. <출처=연합뉴스>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업들이 구독형 모델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섰다. 퍼플렉시티(Perplexity), 오픈AI 등 글로벌 선두주자들이 유료 구독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구독형 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내며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서는 분위기다.

29일 IT 업계에 따르면, 검색 기반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유료 모델을 통해 전년대비 6.3배 성장한 연매출 1억 달러(약 1470억원)를 달성했다. 지난해 유료 구독 서비스 ‘퍼플렉시티 프로(Perplexity Pro)’를 출시한 지 20개월 만에 거둔 성과로, 유료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도 실제 수익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 받는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연매출 1억 달러는 무료 체험 사용자를 제외한 순수 유료 요금제 수익”이라고 설명했다.

퍼플렉시티의 성공 배경에는 AI 성능 향상뿐 아니라 정교한 구독 모델 설계가 있었다. ‘기본 검색은 무료, 고급 기능은 유료’라는 구조로 이용자의 진입장벽을 낮췄고, 자연스러운 유료 전환을 유도했다. 유료 사용자에게는 빠른 응답 속도, 최신 AI 모델(GPT-4, Claude-3 등) PDF·웹페이지 요약 기능, 무제한 파일 업로드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해 전환률과 만족도를 함께 끌어올렸다.

또한, 다양한 사용자 니즈를 고려한 요금제 운영도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일반 사용자를 위한 ‘퍼플렉시티 프로’와 기업용 엔터프라이즈 요금제를 분리 운영하고, API 라이선스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했다. 개인 사용자에게는 월 20달러의 접근성 높은 가격을, 기업 고객에게는 맞춤형 API 요금제를 제공해, 유연한 수익 모델을 갖췄다. 특히 API는 SaaS 기업과 스타트업이 자사 제품에 AI 기능을 통합할 수 있게 하며, 장기 계약으로 이어지는 고정 수익 모델로 작용했다.

그 외에도 퍼플렉시티는 기술적 확장에 속도를 내며 AI 수익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자체 AI 브라우저 ‘코멧(Comet)’ 출시를 예고하며, 웹 탐색 방식의 변화를 모색 중이다. 크롬 중심으로 고착된 브라우저 시장에서 코멧은 AI 기반 요약, 검색, 탐색 자동화 기능을 무기로 차별화를 꾀한다. 먼저 맥(Mac) 환경에서 선보인 뒤, 윈도우용으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스리니바스 CEO는 “매출이 전년 대비 6.3배 성장했다”며 “향후 2억 달러 돌파 시점은 10개월보다 빠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픈AI의 올해 매출은 127억 달러(약 18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AFP 연합뉴스>

챗GPT로 생성형 AI 시장을 연 오픈AI도 유료 모델 확장을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픈AI의 올해 매출은 127억 달러(약 18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지난해 매출(37억 달러)의 세 배를 넘는 규모다. 오는 2026년에는 294억 달러, 2029년에는 125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오픈 AI의 유료 구독자 수는 이미 1550만명을 넘어섰고, 챗GPT의 주간 사용자 수는 4억명에 달해 단일 AI 서비스 중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오픈AI가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해 구독 기반 수익 모델을 정교하게 다듬은 점이 매출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2023년까지 무료 버전과 월 20달러짜리 ‘챗GPT 플러스’만 운영하던 오픈AI는 이후 기업용 ‘챗GPT 엔터프라이즈’와 ‘챗GPT 팀’, ‘챗GPT프로’ 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였다. 현재는 월 20달러의 플러스 요금제부터 팀 요금제(월 30달러), 프로 요금제(월 200달러), 맞춤형 기업 솔루션까지 폭넓은 구독 옵션을 운영 중이다. 챗GPT는 이미지 분석·생성, 문서 요약, 음성 인식, 코딩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며 ‘AI 슈퍼앱’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미지 생성 기능까지 더해지며 사용자 활용도와 유료 전환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픈AI는 지난 25일, 챗GPT-4o에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추가했다. 현실에 없는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고, 세밀한 묘사나 이미지 위 텍스트 삽입도 가능하다. 특정 애니메이션 제작사나 화풍 스타일로 이미지를 조정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가브리엘 고 오픈AI 멀티모달 담당은 “이 기술은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2023년 87억 달러였던 이미지·영상 생성 AI 시장이 2030년에는 608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AI 기업들이 고급 기능에 대한 수요 증가에 맞춰 프리미엄 구독 모델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 수익을 넘는 장기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구독 모델은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제공할 뿐 아니라, 사용자 락인(lock-in) 효과를 통해 지속적인 이용을 유도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 경험이 누적되고 개인화 기능이 강화되면서 유료 전환율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구조다.

국내 AI 시장도 이런 글로벌 흐름에 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실시한 ‘인공지능산업실태조사’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AI 기업들의 총 매출은 2021년 약 2조5800억원에서 2023년 5조2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AI 전문 인력도 2만9625명에서 5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20~3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성형 AI 구독 수요가 커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구독 관련 모델의 성장이 기대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최근 소비자 구독서비스 이용실태’ 분석결과조사에 따르면, 20대의 23%, 30대의 19.5%가 생성형 AI를 가장 이용해보고 싶은 구독 서비스로 꼽았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에는 AI 개인비서 ‘에이닷’의 유료 버전도 출시될 예정이다. <출처=SK텔레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통신사들도 구독 기반 AI 수익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B2B 중심의 AI 사업(AIX)에서 AI 클라우드, AI 비전 등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AI 클라우드가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B2B 상품 매출이 600억원을 넘어서며 19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구독 번들 플랫폼 ‘T우주’를 통해 AI 콘텐츠 구독 모델도 지속 확대 중이다. 또, 가산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GPU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장하는 ‘AI 슈퍼 하이웨이’ 전략도 추진 중이다.

올해 안에는 AI 개인비서 ‘에이닷’의 유료 버전도 출시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통신 요금제와의 결합 상품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B2C 구독 수익까지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SKT는 AI 사업 고도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AI를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한국형 AI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통화 AI 에이전트 ‘익시오’에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적용해 기능을 강화하고, 통화 내용 저장 등 일부 기능을 유료화해 수익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2월에는 갤럭시 S25에 익시오를 기본 탑재해 안드로이드 이용자 확보에도 나섰다. KT는 지난해 AICC, IoT, 클라우드, 스마트 모빌리티 등을 통해 1조105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25년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수익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한편, AI가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창출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력과 에너지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독형 AI 모델이 늘어날수록 에너지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 검색 한 건당 소비 전력은 약 0.3와트에 불과하지만, 챗GPT 기반 생성형 AI 검색은 약 2.9와트의 전력을 소모한다. 이미지나 영상 생성 AI는 텍스트 기반 AI보다 전력 사용량이 40~60배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확대와 재정 지원에 나섰고, 중국 역시 외국 자본을 유치해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공격적으로 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서고 있다”며 “대만과 싱가포르가 전력 부족 문제로 신규 센터 승인을 중단한 만큼, 한국도 이에 대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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