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韓 초정밀 지도 내놔”…트럼프 앞세워 정밀 지도 요구, 논란 재연

시간 입력 2025-04-02 16:29:22 시간 수정 2025-04-02 17: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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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 보고서에서 한국 지도 데이터 반출 제한 지적
구글, 지난 2월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2007년·2016년에 이어 세 번째
자율주행·디지털 트윈 등 국내 차세대 먹거리 위협

<이미지=챗GPT 생성>

구글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사격을 받으며 한국 정부에 고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구글이 이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자율주행·디지털 트윈 등 첨단기술 시장에서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을 위협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발표해 한국의 위치 기반 데이터 반출 제한을 또다시 문제 삼았다. 한국이 지도 및 위치데이터의 해외 이전을 정부 허가 대상으로 묶어 놓아, 미국 등 해외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USTR은 외국 IT 기업들이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자국 서비스를 확장하기 힘들며, 이는 곧 미 업계의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한창이던 시점에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을 상대로 1: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 데이터센터로 옮길 수 있게 해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구글이 이같은 요구를 한 것은 지난 2007년, 2016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국내 지도 반출은 군사시설 등 안보 민감 정보를 다루는 만큼, 정부는 지금까지 보안상의 이유로 신청을 불허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 행정부가 이 사안을 ‘비관세 장벽’으로 간주하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정부도 이전보다 신중하게 고민하는 분위기다.

<출처=로이터>

문제는 구글이 고정밀 지도를 확보할 경우, 자율주행차나 디지털트윈 같은 국내 차세대 먹거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져갈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글로벌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구글이 높은 정밀도의 지리정보까지 확보하면, 국내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은 각자 방대한 장소 정보(POI), 교통 데이터 등을 활용해 국내 지도 서비스를 고도화 해왔지만, 해외 IT 공룡이 거대한 데이터센터와 연구 인력을 앞세우면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지도 반출에 부정적인 이유는 보안 문제도 크다. 1:5000급 지도에는 건물 하나하나가 선명히 드러나는데, 군사시설 등 중요한 장소가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구글에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나 민감시설 ‘블러 처리’(가림 처리)를 요구했지만, 구글은 모든 국가에서 지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한다는 방침을 고수하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이 국내 데이터를 가져가 자율주행이나 디지털트윈 사업에 활용하기 시작하면, 국내 지도·모빌리티 분야의 경쟁 지형이 단숨에 뒤바뀔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의 경쟁력 뿐만 아니라 안보·데이터 주권도 면밀히 따져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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