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연비 다 잡았다”…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첫선

시간 입력 2025-04-20 07:00:00 시간 수정 2025-04-18 10: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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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변속기와 다양한 엔진 조합…성능·연비 동시 개선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 구조·설계 최적화로 효율 ↑
100마력 초반부터 300마력 중반까지…“풀라인업 구축”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기존 대비 성능과 연비를 모두 높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처음 선보였다. 동력과 효율의 완벽한 조화가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하이브리드 신차를 순차 출시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개 모터 담은 신규 변속기·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성능 연비↑

현대차그룹은 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를 열고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개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변속기의 가장 큰 특징은 구동과 회생 제동을 담당하는 구동 모터(P2) 외에도 시동·발전과 구동력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시동 모터(P1)를 새롭게 추가해 ‘P1+P2 병렬형 구조’를 완성한 점이다.

이날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구동 모터(P2)는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위치한다. 시동 모터는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처럼 엔진의 알터네이터 위치에 탑재되면 P0 모터로,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탑재되면 P1 모터로 불린다.

유홍식 전동화구동설계팀 책임연구원은 “엔진에 직접 체결된 P1 모터는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엔진에 벨트로 연결된 P0 모터에 비해 마찰 손실이 없어 에너지 전달 효율이 높다”며 “주행 상황에 따라 P2 모터와 함께 차량에 구동력을 보조해 연비와 동력 성능을 동시에 개선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변속기의 허용 토크를 기존 37.4kgf·m에서 46.9kgf·m로 약 25% 상향했다. 터보 엔진에 결합 시 최대 토크를 자연스럽고 강력하게 발휘하며, 기존 수준의 크기를 유지해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다양한 차급에 탑재 가능하다.

또한 P1·P2 모터의 냉각 구조와 냉각 유량을 개선해 단위부피당 출력 밀도를 약 21%, 토크 밀도를 약 7% 높였다.

현대차그룹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특히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첫 파워트레인으로 가솔린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했다. 변속기와 엔진 사이에 새롭게 추가된 P1 모터가 엔진의 시동과 발전을 담당하게 되면서 불필요해진 메인 벨트, 알터네이터, 에어컨 컴프레서 등을 제거해 동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은 흡입·압축·폭발·배기의 4행정을 통해 동력을 얻는데, 현대차그룹은 압축 행정 시 흡기 밸브를 의도적으로 늦게 닫아 실린더 내부로 들어온 혼합기의 유효 압축비는 낮추면서도 폭발 과정에서 높은 팽창비를 유지하는 ‘과팽창 사이클’을 적용했다.

박종국 전동화구동시험1팀 책임연구원은 “혼합기 압축 시 소모되는 동력은 줄이고, 연소 후 발생하는 에너지는 최대화해 엔진 성능과 효율을 더욱 높였다”며 “피스톤 형상을 개선하고 연료의 3단 분사 영역을 대폭 확장해 연소 속도 향상, 연소 안정성 확보, 노킹 억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엔진 효율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2.5 터보 후륜 하이브리드 시스템.<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P1+P2 병렬형 구조를 중심으로 한 변속기와 엔진 개선으로 성능과 연비를 개선하고, 부드러운 변속감과 향상된 정숙성을 구현했다. 엔진에 직접 체결된 P1 모터로 엔진 시동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연료 소모량을 줄였으며, 엔진의 부하와 P1·P2 모터의 구동력을 정밀하게 조절해 엔진이 고효율 영역에서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로드 레벨링’의 효율을 높였다.

팰리세이드와 같은 대형 SUV에 탑재되는 가솔린 2.5 터보 하이브리드는 최고 연비 14.1km/L, 시스템 최고 출력 334마력, 최대 토크 46.9kgf·m의 성능을 갖춰 동급의 2.5 터보 가솔린 모델 대비 연비는 약 45% 높고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약 19%, 9% 높다.

하이브리드 변속 로직 ‘ASC(Active Shift Control)’에는 P1 모터를 추가로 활용해 기존보다 더 빠르고 부드러운 변속 성능을 구현했다. 엔진 클러치 제어도 개선해 전기 모터로만 작동되는 ‘EV 모드’로 주행 중 엔진 개입 시의 이질감을 줄여 승차감을 향상시켰다.

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 현장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전시돼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전동화 특화 기술 눈길…하이브리드 풀라인업 전개 예정

현대차그룹은 이날 e-AWD, e-VMC 2.0, 스테이 모드, V2L, 스마트 회생 제동 등 전동화 특화 기술을 선보였다.

e-AWD는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전륜 기반 하이브리드 차량의 후륜 구동축에 구동 모터(P4)를 추가해 주행 성능과 가속 응답성을 향상시킨다. 현대차그룹은 e-AWD와 기존의 기계식 사륜구동을 함께 운영하며, 차급·차량별 특성과 지역별 시장 환경에 맞춰 최적의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e-VMC 2.0은 기존 e-VMC의 성능을 개선한 버전이다. 박재일 샤시제어리서치랩 책임연구원은 “e-VMC 2.0은 e-AWD 기반의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되는 기술로, 전·후륜 구동 모터의 독립적인 토크 제어를 통해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높여준다”며 “e-핸들링 2.0, e-EHA 2.0, e-라이드 2.0 등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e-핸들링 2.0은 선회 시 전·후륜 모터를 각각 반대 방향으로 제어해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춰 롤(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움직임) 방지 성능을 강화하는 기술이다. e-EHA 2.0은 긴급 조향 보조 기술로, 차량의 레이더와 카메라 센서를 활용해 전방 충돌 위험을 감지하고 운전자의 급격한 조향 시 전·후륜 모터의 제동 제어를 통해 회피 거동을 정밀하게 보조한다. e-라이드 2.0은 과속방지턱 통과 시 차량의 상하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스테이 모드는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전기차의 유틸리티 모드를 하이브리드 차량 특성에 맞춰 적용한 사양이다. 이용주 차량에너지제어개발팀 연구원은 “스테이 모드에서는 엔진 시동 없이 공조와 멀티미디어를 포함한 차량 내 모든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며 “배터리 충전량 70~80% 상태에서는 최대 1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 현장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전시돼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 용량이 전기차보다 적은 점을 고려해 ‘목적지 도착 시 스테이 모드 사용 예약’ 기능을 도입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목적지 도착 약 2km 전부터 고전압 배터리 충전을 시작하며, 도착 시점에는 배터리 충전량을 70~80% 수준으로 확보해 스테이 모드 사용 시간을 최대한 늘려준다. V2L은 전기차와 동일하게 최대 출력 3.6kW를 지원한다.

계층형 예측 제어 기술인 ‘HPC(Hierarchical Predictive Control)’도 눈에 띈다. HPC는 목적지까지의 주행 경로와 도로 상황을 예측해 배터리 충전량을 최적으로 제어함으로써 경로별로 연비 향상에 최적화된 주행 모드가 작동되도록 유도한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변속기를 다양한 엔진에 조합해 100마력 초반부터 300마력 중반에 이르는 시스템 출력을 구현하고, 소형부터 대형·럭셔리까지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시스템 출력 커버리지 확대에 따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현재 3종에서 5종으로 늘어난다. 이 중 2.5 터보 하이브리드는 이달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최초 탑재된 후 현대차·기아의 다른 차종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내년에는 후륜구동용 2.5 터보 하이브리드를 선보여 제네시스 주요 모델에 탑재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럭셔리 브랜드까지 확장한다.

한동희 현대차그룹 전동화개발담당 부사장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엔진·변속기 및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 경험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에 적용된 전동화 기술력을 집약해 혁신적인 신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전기차 전환기에 전동화 기술력을 적극 활용한 혁신적인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환경친화적이고 우수한 성능의 차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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